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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 상담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
금융감독원은 올 10월부터 전화 상담이나 직접 방문 상담 등이 어려운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채팅을 통한 금융상담시스템을 시행키로 했다. 업그레이드된 장애인 서비스를 은행, 카드, 증권 등 금융권 전체에 확산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앞서 금감원은 4월 장애인들이 금융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개선 한 바 있다. 이후 금융권 업체들의 홈페이지 상당수가 장애인 편의를 위해 줄줄이 개편된 사례를 미뤄볼 때 이번 조치 역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본보는 은행, 카드, 증권 등 국내 금융권 주요 업체들을 대상으로 251만7312명(보건복지부 추산 2010년 12월 기준) 국내 장애인들에 대한 서비스 현주소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 수화, 문자 상담 서비스로 특화 '눈길'
은행권이 금감원의 지휘아래 장애인계층을 위한 서비스 질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홈페이지 개편이나 장애인용 ATM기 설치는 기본이고 수화서비스, 문자 상담 서비스 등으로 특화 시켜 나가는 추세다.
13일 금감원에 따르면 앞으로 은행에 장애인용 현금지급기(CD/ATM) 설치가 늘어나는 등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가 확대된다.
금감원은 오는 2013년까지 1015억여원을 투자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현금지급기 5298대를 새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자안내판과 음성안내 서비스 기능 등이 갖춰진 장애인용 현금지급기(ATM)는 6월 현재 전국에 1104대가 도입돼 있으나 3년 안에 6402대로 늘어나게 된다.
은행들은 이와 함께 장애인들이 금융상품 조회나 인터넷뱅킹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 3년간 215억원을 들여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장애인의 은행업무가 한결 수월해 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국내 은행 최초로 '수화서비스'라는 진일보한 장애인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4월부터 청각장애인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이 서비스는 청각장애인이 신한은행 콜센터 직원과 수화로 대화함으로써 그간 전화상담으로는 힘들었던 은행전반 업무를 처리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서비스는 향후 금감원처럼 인터넷 채팅 서비스 등으로 점차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장애인이 폰뱅킹을 이용할 때 녹음된 안내 메시지 대신 상담사 연결을 우선 배치해 서비스 이용을 돕는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우리은행은 장애인 등의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해 홈페이지에 시각장애인용 스크린리더 이용을 지원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장애인을 배려한 폰뱅킹을 실시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에게는 폰뱅킹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주고, 청각장애인에게는 음성 메시지를 못 듣는 점을 고려해 음성과 문자로 동시에 안내하는 'KB 와이즈 폰뱅킹'을 활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의 '마이 LG 070' 인터넷전화를 통해서만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제약이 있다.
IBK기업은행은 음성으로 제공되는 텔레뱅킹서비스를 휴대전화 문자로 표시해주는 '떼아모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이외에도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로 상담서비스를 우리, 외환은행이 시행 중이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보안카드를 기업, 하나, 신한은행 등에서 제공하고 있다.
◆ 소극적 장애인 서비스로 '제자리걸음'
그러나 문제는 은행들의 장애인 서비스가 장애인들도 인터넷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장애인용 ATM을 설치하는 정도의 금감원 지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소극적 서비스가 전부라는데 있다.
전반적으론 은행권의 장애인 서비스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는 평가지만 신한은행의 수화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특화 서비스가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권고에 의해 은행권에 장애인을 위한 서비스가 마련되고 있지만 아직도 은행업무에 곤란한 장애인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권고가 내려오면 그때서야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는 (은행권)의 수동적인 태도 때문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컨슈머타임스 김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