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후보들 1조원대 자금 동원력 '관건'…쌍용차 "친환경차 전환 전략 부합"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의 인수전이 국내 중견 그룹인 SM그룹의 참전으로 당초 예상과 달리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SM그룹을 포함해 기존 유력 투자자였던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인 카디널 원 모터스와 국내 전기버스 전문업체 에디슨모터스, 전기 스쿠터 업체 케이팝모터스 등 국내외 9곳이 잇따라 인수의향서를 내며 일단 흥행에는 성공했다.
이에 따라 향후 인수 후보들이 1조원대의 인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느냐가 매각 성공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총 9곳 인수의향서 제출…'다크호스' SM그룹 등장에 3파전 예상
3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이 이날 오후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 확약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SM그룹과 카디널 원 모터스, 에디슨모터스, 케이팝모터스,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가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월드에너지, 인디(INDI) EV, 하이젠솔루션, 이엘비앤티 등도 참여해 총 9곳이 인수의향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인수전은 당초 카디널 원 모터스와 에디슨모터스의 '2파전'이 유력했으나, 이날 '인수·합병(M&A)의 달인'으로 불리는 우오현 회장이 이끄는 SM그룹이 '깜짝 등판'하며 판도가 확 바뀌었다.
이에 따라 쌍용차 인수전은 '1강 2중'의 '3파전'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38위인 SM그룹은 쌍용차 인수 후 그룹의 자동차 부품 계열사 남선알미늄, 건전지 제조업체 벡셀, 화학섬유업체 티케이케미칼 등과의 시너지를 키워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법정관리 중인 자동차 부품 회사 화진을 인수한 것도 이 같은 계획의 일환으로 보인다.
◇ 예상 외 흥행에 인수 후보 자금 동원력 '관건'
당초 예상과 달리 쌍용차 인수전이 뜨거워진 가운데 이제는 인수 후보자들의 실제 자금 동원력이 향후 인수전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의 공익 채권(약 3천900억원)과 향후 운영비 등을 포함하면 실제 필요한 인수 금액은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쌍용차는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다수의 회사가 전기차 사업을 확대할 목적으로 인수 의향을 밝히고 있어 현재 추진하는 친환경차 전환 전략과 부합한다"며 "M&A 가능성 뿐 아니라 장기적인 생존 토대 구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는 제출된 인수 의향서 패키지를 검토한 뒤 예비실사 적격자를 선정, 8월 말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예비실사 이후 9월 중 인수제안서를 받은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본 실사와 투자계약 등의 수순을 밟게 된다.
쌍용차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9월 1일까지이나 투자계약 등 향후 매각 일정에 따라 10월 말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