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롯데제과 '자일리톨' vs 오리온 '내츄럴치클 자일리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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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롯데제과 '자일리톨' vs 오리온 '내츄럴치클 자일리톨'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6월 10일 0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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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리톨 껌시장 '지각변동'…1위 아성 '위협'

카피 [copy] 1. 같은 말 : 복사(複寫), 2. '모사'로 순화. (포털 '다음' 국어사전 참조)

국내 식∙음료 업계에 '카피바람'이 거세다. 카피제품이 생활 속 곳곳에서 넘쳐나고 있다.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어느 것이 '원조'제품인지 소비자들은 알아차리기 어렵다.

가짜를 의미하는 '짝퉁'과는 거리가 멀다. 만드는 업체가 분명하고 생산단계가 투명하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불쾌하다. 원조인양 과시하고 당당히 광고하는 '철면피'에 기가 찬다. '진짜' 혹은 '원조'를 추구하는 소비자 패턴은 국적을 불문한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아니다'는 반론이 나올 법 하나 판단은 소비자에게 맡긴다.

중국산 '짝퉁'을 의미하는 '산자이'. 그랬던 산자이가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진짜를 뛰어넘는 '카피제품'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술력이 중심에 있다.

이를 식∙음료에 대입하면 맛과 제품 디자인으로 압축된다. 얼마만큼 진일보 했을까. 얼마만큼 차별화를 뒀을까. '모방'만 하고 '창조'는 게을리 하지 않았을까. 본보는 국내 식∙음료 업계를 중심으로 '카피제품'의 단면을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오리온 '자일리톨', 롯데제과 'XYLITOL', 오리온 '내츄럴치클 자일리톨', 해태제과 'XYLITOL' (좌부터)
◆ 롯데제과 '자일리톨' 국내 시장 장악

"핀란드 아이들은 자기 전에 자일리톨을 씹습니다."

지난 2000년 이후 '충치 예방' 기능을 강조한 롯데제과의 '자일리톨 껌'이 국내 껌시장을 장악하면서 오리온, 해태 등 제과업체들은 뒤이어 유사제품을 시장에 내놨다.

초록색과 흰색을 기본으로 한 제품 플라스틱 용기 디자인과 '자일리톨', 혹은 'XYLITOL'을 제품명에 사용한 점까지 같았다.

하지만 롯데제과가 높게 쌓아 올린 시장 '1위' 자리를 빼앗기는 역부족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롯데제과 자일리톨은 1200억원 대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2500억원 껌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제과 자일리톨 오리지날의 경우 핀란드산 자일리톨이 60% 함유돼있다.

당초 오리온은 자일리톨 함량을 76%로 올리고 가격은 내린 제품을 롯데제과 자일리톨의 대항마로 선보였다.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시장에서 롯데제과 자일리톨의 입지는 확고했다.

   
 
'유사제품의 한계'를 깨지 못한 오리온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품에 불어넣었다. 천연 치클로 껌베이스를 만들고 디자인에 차별성을 둔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지난해 3월 출시된 오리온 '내츄럴치클 차일리톨'이다.

자일리톨을 47%가량 함유하고 있는 이 제품은 껌베이스에 초산비닐수지 대신 천연치클 12.13%를 사용했다. 기존 껌에 비해 씹는 느낌이 부드럽고 천연원료를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의 '스틱형'과 '정사각형' 모양을 탈피해 껌 모양도 둥글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시선을 끈 것은 제품 용기 디자인. 종이로 된 껌 포장지에서 벗어나 북극곰 캐릭터가 그려진 사각 슬라이드 형태로 만들었다. 껌을 다 씹고 난 후에도 케이스에 쿠폰이나 작은 소지품을 담을 수 있도록 활용도를 높인 것이다.

◆ 오리온 '차별화' 시도…반응 뜨거워

원통형 플라스틱 용기에도 롯데제과 자일리톨과는 다른 차별화를 시도했다.

뚜껑을 열고 손으로 내용물을 꺼내야 하는 방식에서 벗어났다. 제품 용기 상단과 하단을 분리해 상단 부분을 위로 살짝 올렸다 내리면 가운데 뚫린 구멍에서 껌이 올라오는 방식이다.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롯데제과의 자일리톨 보다 약 1200원 가량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해 3월 첫선을 보인 이후 9월에는 매출 100억원을 돌파, 11월에는 150억 원을 달성했다. 월평균 15억원 가량의 제품이 팔려나간 셈이다. 출시 후 매출 10억 원이 넘으면 통상 '히트상품' 반열에 올리는 제과업계의 관례에 비춰볼 때 롯데제과 자일리톨의 진정한 대항마로 평가 받고 있다.

롯데제과 자일리톨의 아성을 후발주자인 오리온 내츄럴치클 자일리톨이 뛰어넘을 수 있을 지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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