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병용 항암제, 피하주사 제형 전환… 유한양행 수혜 기대
상태바
'렉라자' 병용 항암제, 피하주사 제형 전환… 유한양행 수혜 기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럽서 렉라자 병용 항암제 '리브리반트'의 SC 제형 승인
편의성 개선…두 약 병용 요법의 글로벌 처방 확대 전망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피하주사(SC) 제형이 항암제를 비롯한 다양한 질환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의 치료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기존 정맥주사(IV) 방식 대신 SC 제형 도입에 속도를 내고 가운데 '렉라자'가 포함된 병용요법 중 하나가 SC 제형 일부 승인을 획득하면서 유한양행도 이 흐름에 동참하게 됐다.

1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최근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병용 투여되는 얀센의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피하주사(SC) 제형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글로벌 항암제 SC 제형 상용화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경구용(먹는 약) 폐암 표적항암제로, 2018년 국내 판권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은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인 얀센에 기술 이전됐다. 이후 얀센은 지난해 렉라자와 리브리반트를 병용하는 요법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을 획득했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병용 요법은 SC 제형으로 상용화된 첫 폐암 병용요법 사례다. 이에 유한양행 입장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의 제형 변경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승인으로 로열티 구조나 수익 배분 방식에 직접적인 변화는 없다"면서도 "리브리반트가 SC 제형으로 바뀌면서 복약 편의성이 개선됐고, 이에 따라 병용요법 처방 확대가 기대된다. 렉라자 판매량이 늘어나면 매출액에 따라 책정되는 10% 이상의 판매 로열티 수익 역시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판권은 얀센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 내 마케팅 전략 역시 얀센이 단독으로 수행하는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유한양행 '렉라자'
유한양행 '렉라자'

SC 제형 전환은 환자의 치료 경험 개선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기존 IV 방식은 5시간 이상 소요되는 반면 SC 제형은 단 5분 내로 투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약 시간이 짧아질수록 환자 편의성은 물론 의료진 부담도 덜 수 있어 의료 현장의 효율성까지 높일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선 폐암뿐 아니라 면역항암제 분야에서도 SC 제형 도입이 확산하는 추세다. 

최초의 SC 면역항암제는 2024년 9월 미국 FDA가 승인한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항 PD-L1 면역항암제 '티쎈트릭 하이브레자'다. 이어 같은 해 12월 BMS의 항 PD-1 면역항암제 '옵티보 큐반티그'가 승인을 받으며 시장에 진입했다. 두 품목 모두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 할로자임 테라퓨틱스의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SC 전달 플랫폼이 적용됐다.  

국내 기술 기반의 SC 제형 사례도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연매출 259억 달러를 기록한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으로, 현재 IV 외에도 SC 제형 개발을 위한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이 개발에는 알테오젠이 자체 개발한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 'ALT-B4'가 적용돼 핵심 전달 기술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알테오젠은 항체약물접합체(ADC) 매출 1위 품목인 '엔허투'의 SC 제형 개발에도 참여하며 국내 SC 제형 기술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도 아미코젠, 지아이이노베이션 등 바이오 관련 국내 기업들도 관련 기술과 파이프라인 확대에 나서면서 SC 제형을 둘러싼 기술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항암제를 포함해 당뇨병 치료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SC 제형 개발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는 단순한 제형 전환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SC 제형은 복약 편의성 개선을 통해 약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라며 "국내 제약사들이 이 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제형 변경 기술뿐만 아니라, 약효 지속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차별화된 원천 기술 확보가 중장기적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