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여야의 육박전이 절정에 달했던 8일 본회의 개회 전, 올해 국정감사에서 자신을 '태광그룹 로비의 몸통'이라고 주장한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에게 달려들었다고 이 장면을 목격한 여러 의원들이 전했다.
박 원내대표가 "내가 태광 몸통이냐"고 연거푸 따져 물으면서 쫓아오자 진 의원은 대응하지 않고 피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다선 의원은 자당 보좌진들이 한나라당에 밀려 본회의장 로비로 들어오자 "여기는 의원 외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 원칙의 문제다. 나가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해당 의원측은 "한나라당 의원들을 본회의장 안으로 밀어넣으려는 한나라당 보좌진들이 대거 로비로 들어와 이를 제지하기 위해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한나라당에서 '해결사'로 통하는 육사 럭비부 출신의 김성회 의원은 민주당 강경파에게도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김 의원이 의장석 탈환을 위해 성큼성큼 다가오자 민주당의 한 486 의원이 "어, 김성회네"라고 말하며 슬그머니 의장석 밑으로 내려올 정도였다.
역시 486인 민주당 강기정 의원도 김성회 의원의 강펀치를 맞고 쓰러졌다. 하지만 입 주위에 피를 흘리면서 반격에 나서려던 강 의원을 진정시킨 사람은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이었다.
정 의원은 강 의원을 뒤에서 끌어안으면서 "기정아, 참아"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출신 대학은 다르지만 80년대 거리를 누볐던 운동권 출신이다.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과 드잡이를 하다 실신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를 본회의장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도운 것도 한나라당의 한 남성 의원이었다. 의장석 부근에 쓰러진 이 대표가 의원들의 발에 밟힐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을 이 의원이 먼저 발견, 후송을 도와 불상사를 막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초선 의원이 당직자로 오인되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본회의장에서 밤샘을 하고 양치질을 하러 나갔다 돌아오던 길에 민주당 보좌진들이 막아서자 마침 현장에 있던 민주당 의원에게 `SOS'를 보냈지만, 얼굴을 몰라본 그 의원에게 "본회의장은 '배지'만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 장례 기간에 울지 않았던 박 원내대표는 예산안이 통과될 때부터 규탄대회, 비상 의원총회 때까지 하루에 3차례나 눈물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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