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일부가 매물로 나오면 최근 안정세를 보이는 재건축 가격이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서울지역 재건축 추진 단지 가운데 이번에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가 풀리는 곳은 총 31개 단지, 1만7천181가구로 나타났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조합설립인가일로부터 2년 이상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재건축 단지로 양도인이 해당 주택을 2년 이상 소유한 경우 ▲사업시행인가일로부터 2년 이내에 착공이 이뤄지지 않는 단지로 양도인이 2년 이상 소유한 경우 ▲착공일로부터 3년 이내에 준공하지 않고 양도인이 해당 주택을 소유한 경우 ▲공매ㆍ경매 등으로 소유권 이전이 되는 경우는 투기과열지구에서도 조합원 지위를 자유롭게 팔 수 있다.
서울시에서 조합설립인가를 받고도 2년 이상 사업시행 인가를 받지 못한 재건축 아파트는 18개 단지 1만760가구에 달한다.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를 비롯해 강남구 논현동 경복, 청담 삼익, 압구정 한양 7차, 대치동 청실 1.2차, 서초구 잠원동 한신 7차, 용산구 이촌동 삼익, 이촌동 렉스 등이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 사업승인 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개포 주공1단지 등 상당수는 2003년 12월 31일 이전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종전까지 1회에 한해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했지만 이번 조치로 거래 제한이 완전히 풀리게 된다.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2년 내 착공을 하지 못한 단지는 총 13개 단지 6천400여 가구로 파악됐다.
서초구 잠원동 반포 한양, 잠원동 한신 5~6차, 신반포(한신 1차)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단지는 사업승인을 받고도 조합원 반대와 사업 재검토 등을 이유로 착공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 양도 금지가 풀리면 그동안 전매 제한에 묶여 집을 팔지 못했던 사람들이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개포 주공 1단지만 봐도 2004년부터 전매 허용이 1회로 묶여 있었기 때문에 그 이후에 집을 산 사람들은 사정이 어려워도 집을 팔 수가 없었다"며 "이런 매물들이 법 시행과 동시에 매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는 매물이 늘면서 재건축 가격도 당분간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완화는 재산권 행사가 자유로워졌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재건축 시장에는 호재"라며 "다만 지금과 같은 하락 장세에서는 매물 증가가 악재로 작용해 당분간 재건축 가격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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