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략 태블릿PC인 '갤럭시탭'을 12일(한국시간) 美 시장에 공식 출시, 애플사를 겨냥한 총구에 불을 당겼다.
업계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아이패드에 비해 휴대성이 좋은데다 한 수 앞선 각종 편의기능에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쓰레기'라는 과격한 표현이 나올 정도다.
◆ 아이패드 따돌린 갤럭시탭의 '휴대성'
갤럭시탭의 강점은 무엇보다 아이패드 대비 작은 크기와 무게, 즉 '휴대성'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각각의 스펙을 살펴보면 아이패드의 화면은 9.7인치, 갤럭시탭은 7인치다. 두 기기를 나란히 놓고 보면 갤럭시탭은 아이패드 전체 기기크기의 딱 절반정도에 불과하다. 들고 다닐 수 있는 태블릿PC의 특징이 갤럭시탭과 잘 중첩된다.
재계에서 IT기기 '얼리어답터'로 유명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최근 "양복주머니에 딱 들어갈 정도"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갤럭시탭을 접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최신예 스마트폰 '갤럭시S'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정 부회장이어서 발언에 무게가 실린다.
무게는 아이패드가 680g, 갤럭시탭은 380g이다. IT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전문가 이모씨는 "아이패드를 들고 책이나 동영상 등을 볼 때는 손목에 무리가 가는 느낌이 든다"며 "하지만 갤럭시탭은 한 손에 움켜쥘 수 있을 정도의 크기에 가볍기까지 해 휴대성 측면에서는 비교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탭은 각종 편의기능에서도 아이패드를 근소하게 앞선다. 플래쉬 구동, 300만화소의 카메라, DMB등을 지원한다. 음성통화 및 영상통화가 가능하고 위성항법장치(GPS)와 티(T)맵, 아이나비 입체(3D) 내비게이션도 탑재돼 있다. 물론 아이패드에는 없는 기능들이다.
불투명한 미래가 엿보이는 갤럭시탭의 단점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특히 애플리케이션(앱)은 아이패드에 크게 뒤져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12일 현재 안드로이드2.2를 운영체제로 선택한 갤럭시탭은 10만개 정도의 앱을 활용할 수 있다. ios3.2가 운영체제인 아이패드는 30만개 수준이다. 무려 3배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작은 화면에 대한 호불호도 엇갈리고 있다. 화면이 작아서 오히려 눈의 피로를 가중시킨다는 주장이다. '보는' 측면과 '활용' 측면에서는 화면이 넓고 앱이 광범위한 아이패드의 '판정승' 분위기다.
삼성전자 딜라이트 체험관(서울시 강남구)에서 수시간 동안 갤럭시탭을 직접 구동한 A씨(IT전문 블로거)는 "인터넷 반응속도가 느렸고 다운이 잦았으며 로딩시간도 길었다"고 꼬집었다. 갤럭시S와 비교해 나은 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발언도 곁들였다.
A씨의 블로그는 일일 방문객이 수 천명에 달할 정도로 국내 IT업계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쓰레기", "좋은 경쟁"등 평가 갈려
외신 등 해외시장의 반응은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다.
미국의 유명 IT전문 블로그사이트인 '기즈모도'는 갤럭시탭의 화면크기를 문제삼고 "최악의 태블릿과 최악의 스마트폰을 합친 제품"이라며 "다른 업체의 제품을 기다려라"라는 등의 거친 화법으로 삼성전자의 심기를 자극했다.
기즈모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고가 맷(Matt)씨는 "휴대용 쓰레기(train wreck)"라고, IT전문가인 해리 맥크라켄(Harry McCracken)씨는 타임지에 올린 리뷰를 통해 "세련미, 완성도와 거리가 멀었다"고 각각 갤럭시탭을 폄하하기에 바빴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이나 USA투데이, 영국 IT매체 모바일초이스 등은 갤럭시탭의 장단점을 열거하면서 '아이패드와 좋은 경쟁이 될 것'이라는 식의 호평을 내놨다.
삼성전자 측은 여론추이에 따라 일희일비 하지 않고 목표에 따라 美 시장을 순항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갤럭시 탭은 책, 신문, 영화, 음악, SNS 등 다양한 미디어 컨텐츠를 스마트폰의 휴대성을 유지하며 보다 큰 화면에서 즐길 수 있는 차세대 미디어 디바이스"라며 "풀터치폰, 스마트폰에 이어 고객들에게 더욱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사의 불꽃 튀는 '진검승부'에 세계 IT시장의 눈과 귀가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