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물품이 아닌 전시 물품이 배달되어 왔는데 자칫하면 모르고 그냥 사용할 뻔 했어요"
롯데백화점에서 시몬스 침대를 구입했던 소비자가 새 제품이 아닌 전시품이 배송되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더우기 국내 백화점 '빅3'중 한 곳이었고 시몬스 침대 역시 2006년 기준으로 에이스침대의 뒤를 이어 점유율 9.6%를 차지하고 있는 유명브랜드여서 전시품이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었다.
소비자 박 모씨는 지난 16일 롯데 본점에서 시몬스 침대 프레임 및 매트리스를 약 155만원에 구입하고 배송 받았다. 그런데 침대를 설치하던 중 기사가 침대 하단 서랍장에서 행사 전단지 뭉치가 나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행사 전단지에는 '진열상품 할인 6월 14일까지'라고 적혀 있었다. 박 씨는 설치기사에게 왜 전단지가 여기 들어있는지와 혹시 행사 전시 상품이 온 것 아닌지를 묻자 설치기사는 당황하며 머뭇거리더니 본사에 확인한 결과 '예상'이 적중했다.
설치기사는 "물류 창고 관계자의 실수로 잘못 배달이 되었다"고 설명하고 설치를 하던 침대 기구들을 가지고 돌아갔다.
그로부터 4시간 후 다른 배송기사가 와서 새 물품으로 바꿔 설치한 뒤 본사 측에서는 실수가 인정되므로 상품 구입 금액 전액을 환불해 주겠다며 계좌번호를 받아갔다.
박 씨는 "유명백화점인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시몬스라는 국내 최대 규모의 브랜드를 지닌 회사가 새 제품이 아닌 타 백화점 행사용 진열 상품이 배송되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면서 "평소 물품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일수도 있어 다른 소비자들의 비슷한 피해가 우려 된다"고 발끈했다.
하지만 전시 물품이 잘못 배송된 날 이후 3일이 지나도록 백화점 측에서 사과 전화조차 없고, 보상조치에 대해서도 아무 말이 없었다.
이에 박씨는 "교환이 가능한 것도 우연히 서랍안의 전단지를 발견했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당연히 새 제품이라 믿고 사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롯데백화점 본점 관계자는 전시 상품이 새 물품인 것처럼 배송된 것에 대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다른 백화점으로 가야할 물품들이 시몬스 물류 창고 직원의 실수로 인해 잘못 배송된 것으로 판단 된다"고 밝혔다.
보상과 관련해서는 "고객이 백화점 매장 쪽으로 직접 연락과 동시에 두 차례 항의에 직원이 사과하고 롯데백화점과 시몬스 측에서 구매 금액 전액을 환불해 주겠다고 해서 고객이 이를 수용한 상태"라며 "환불처리가 완료되기까지는 며칠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접수된 백화점 관련 소비자상담 및 피해구제 건수를 분석한 결과 백화점 관련 소비자 상담은 2007년에 비해 17%, 피해구제는 38%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전체 상담건수 총 1343건 중 절반이 넘는 691건(51%)이 접수되어 소비자 불만 상담이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백화점 274건(20.4%), 신세계백화점 195건(14.5%), 갤러리아백화점 122건(9.1%)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소비자 불만 상담이 실제 피해구제 접수로 이어진 사례 역시 전체 백화점의 피해구제 접수 건수 406건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253건(62.3%)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백화점이 50건(12.3%), 갤러리아백화점(45건), 신세계백화점(38건) 등이었다.
강지혜 기자 ji_hai2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