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은 개인 특성때문에 발생…우리와 무관" 유명화장품 배짱(?)

세계적 유명 화장품 브랜드인 에스티로더에서 출시한 '화이트라인 나이트 리페어 아이크림'세트를 사용했던 소비자가 피부에 트러블이 생겨 본사에 치료비 등 보상을 요구했지만 본사측에서는 '고객 개인의 특성'으로 인한 트러블이라 보상을 해줄 수 없다고 해 소비자가 분통을 터트렸다.
갈색 병에 담긴 에센스 '에스티로더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는 '세상에서 가장 잘 나가는 갈색병'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졌으며,1분에 3병, 연간 130만병이 팔리는 인기상품이다.
50mL짜리 한 개가 13만5000원이면 고가 화장품에 속하지만 지난해 매출도 전년에 비해 150%로 늘었다. 흔히 '에스티 로더 갈색병'이라는 애칭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이다.
소비자 류 모 씨(29세)는 지난 2일 동생으로부터 '에스티 로더 화이트 라인 나이트 리페어 아이크림 세트'를 선물받았다.
그런데 사용 도중 얼굴이 달아오르면서 피부 각질이 벗겨지고 얼굴이 퉁퉁 붓는 등 심한 부작용이 생겨 병원치료를 받게 됐다. 류 씨가 애초에 구매한 면세점에 불만을 제기했더니 면세점 담당직원은 "본사와 연락해 해결해 주겠다"고 말하고 화장품을 수거해갔다.
본사 직원은 류 씨에게 "화장품은 완제품이기에 트러블이 발생했을 시에 교환, 반품 환불은 가능하지만, 부작용 치료로 인한 피부과 내원 경비 등은 지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류 씨는 "사용했던 화장품으로 인한 '접촉성 피부염'이라는 의사 소견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사측은 고객 개인의 특징과 다른 회사 규정을 들며 병원비를 지급해 줄 수 없다고 발뺌하는 태도에 화가 난다"며 "에스티로더 코리아 측으로부터 병원비와 정신적 피해 보상을 받아야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에스티로더 한국지사인 '엘카 코리아'의 관계자는 "회사는 본 회사에서 출시한 화장품으로 인한 피부 트러블이나 피해에 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피해보상규정에 따라 고객의 불편사항을 보상해주고 있다"며 "하지만 이 사례와 같이 회사의 보상 규정 범위를 넘어서는 보상을 요구하는 특수한 경우에는 고객의 보상 요구에 무조건 맞춰서 보상해주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소비자피해보상규정 화장품업 품종의 기준에 따르면 화장품 사용 도중 부작용이 발생해 고객이 화장품 업체에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 치료비, 경비 및 일실소득을 배상하도록 되어 있다.
치료비 지급은 의사의 테스트를 통해 어떤 알레르기에 의해 발생된 염증인지에 관한 피부과 전문의의 진단및 질환 치료 목적의 경우로 하며, 화장품과의 인과관계가 드러나야 한다고 명시 되어있다. 또한 여기서 말하는 '일실소득'이란 피해로 인하여 소득상실이 발생한 것이 입증된 때에 한하며, 금액을 입증할 수 없는 경우 시중 노임단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화장품 브랜드의 대표적인 회사인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화장품업체들은 현재 고객의 피해보상 요구시 이 규정에 따라 보상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화장품으로 인해 피부 부작용 등의 피해를 겪은 소비자들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도 함께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재는 피해보상규정 상에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 규정이 따로 언급되어 있지 않아서 보상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하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따로 받기가 힘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화장품 업체의 관계자들은 "소비자 분쟁해결기준에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이 따로 명시되어 있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해당 고객이 요구하는 대로 정신적 피해를 보상해주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소비자가 화장품 부작용을 호소한 178건을 분석한 결과, 인터넷으로 구입한 제품 사용 후 피부트러블이 발생했다는 경우가 39.9%(71건)에 달했고, 주로 피부발진이나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부작용 발생 후 피부변색이나 흉터 등 후유증이 남고(43.8%, 78건), 치료기간이 2주 이상 걸린 경우도 26.4%(47건)에 달했으나, 원인규명의 어려움 등으로 41%(73건)은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화장품 사용 후 피부트러블이 발생되었을 때는 즉시 제품 사용을 중단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당부했다.
강지혜 기자 ji_hai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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