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범람… 200mm 물폭탄 이런 난리는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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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범람… 200mm 물폭탄 이런 난리는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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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인터넷뉴스팀]"이곳에서 수십 년째 살았지만 이런 물난리는 처음이여. 말이 물이지 폭포처럼 쏟아져 들어오더라고."


전남 곡성군 오곡면 침곡마을 김의식(54)씨는 17일 아침 자신이 겪은 상황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17가구가 모여 사는 이 마을은 전날 밤과 새벽 사이 쏟아진 200mm 가까운 비 폭탄에 그야말로 수중(水中) 도시가 됐다.

마을에서 불과 20여m 떨어진 섬진강 물이 마을 옆으로 흐르는 개울을 타고 역류하면서 산등성이를 타고 늘어서 있는 마을로 들이닥친 것이다.

특히 김씨 등 마을 주민 50여 명은 새벽 4시부터 1시간 만에 60㎜의 폭우가 쏟아지자 인근 마을회관으로 황급히 몸을 피했다.

마을 입구에 있던 집 2채는 순식간에 지붕만 남긴 채 물에 잠겨버렸고 나머지 집들도 침수 피해를 당했다.

일부 주민들은 우회도로를 통해 마을을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마을 앞 도로가 범람한 강물에 잠겨버려 꼼짝달싹 못했다.

점심께 비가 조금 누그러지자 마을 상황을 보러 주민들은 하나둘씩 회관에서 나왔지만, 섬진강 상류 인 전북 임실 섬진강 댐과 옥정 댐에서 방류가 계속되고 있어 아직 마을로 들어가는 것은 위험하다는 말을 듣고 발만 동동 굴렀다.

주민들은 세차게 흐르는 섬진강을 마냥 지켜보면서 물이 빠지기만을 기다릴 뿐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주민 이모(55)씨는 "가재도구 등 아무것도 갖고 나온 것이 없는 데 걱정이다"면서 "비가 더는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마을을 빠져나와 곡성읍내로 향하는 길 역시 곳곳이 침수되고 유실된 토사가 도로를 점령하면서 운전자들을 크게 위협했다.

크고 작은 산사태로 도로에는 돌, 나무가 어지럽게 너부러져 있어 통행조차 힘들었고 수확을 앞둔 볏논과 멜론 비닐하우스도 그대로 물에 잠겨 농민들의 시름을 깊게 했다.

특히 일본 수출까지 개척했던 멜론 농사는 이번 피해로 이미지까지 크게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적지 않다.

곡성군청 관계자는 "비가 그치면서 일단 고비는 넘겼지만 댐이 방류됐다는 소식에 재차 강이 범람할 것으로 예상해 현장에 나와있다."며 "현재는 피해 조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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