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하직원의 비리사건과 관련한 검찰수사에서 연루의혹을 받고, 지난 26일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28일 알려진 윤종대 전 스포원 이사장의 유서 일부. 윤 전 이사장은 A4 용지 30여장 분량의 유서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부하 직원들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컨슈머타임스 인터넷뉴스팀] 전 부산시 공기업 사장이 검찰조사에 불만을 토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음독자살을 기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28일 부산지검 등에 따르면 윤종대(62) 전 스포원(옛 부산경륜공단) 이사장은 지난 26일 오후 경남 함안군의 선친 묘소 앞에서 독극물을 마신 채 신음하고 있다가 행인에게 발견돼 삼성창원병원 옮겨져 위 세척 등 응급처치를 받았다.
이어 27일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옮겨져 입원 치료중인 윤 전 이사장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이사장은 지난 12일 개발제한구역인 스포원에 야구연습장 등을 짓고 형질을 무단 변경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데 이어 스포원 직원들이 조경공사를 하면서 공사비를 부풀려 2억7천만원을 빼돌리는 과정에 지시나 묵인을 했는지 여부를 놓고 2차례에 걸쳐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이사장은 자살 기도 당일인 26일 검찰에 세번째로 소환될 예정이었다.
윤 전 이사장은 이날 부산지검 담당검사와 가족, 언론사 등에 특급우편으로 보낸 유서에서 "이틀간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억울하고 분하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라면서 "내 말은 들을 생각도 않고 이미 각본을 짜놓고 수사관이 의도하는 곳으로만 몰고 갔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A4지 30여장 분량의 유서에서 "회계절차상 다소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같지만 직원들이 사리사욕을 위해 잘못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특히 저의 지시나 묵인이 있었다는 주장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라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감옥에 가느니 차라리 무덤으로 가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검찰에 "저 한사람의 희생으로 열심히 일한 직원들이 구제될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부산지검 관계자는 "윤 전 이사장을 2차례 소환조사했으나 조사과정에서 강압수사는 없었고 아직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윤 전 이사장의 신병처리 여부가 결정된 바 없다."라면서 "윤 전 이사장의 유서를 받았을 때는 이미 음독자살을 기도한 이후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