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보복…韓기업, 같은 듯 다른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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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 보복…韓기업, 같은 듯 다른 행보
  • 정수남 기자 perec@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10월 09일 04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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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철수·현대차그룹 신차 투입…한샘, 복지부동 '입소문 마케팅에 치중'
[컨슈머타임스 정수남 기자] 종전 1위던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수출 1위국으로 2004년 등극한 중국.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설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우리 기업들이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다만 기업별로 다른 대응책이 눈길을 끌고있다. 이중 유통업계가 가장 적극적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는 중국 사업 철수를 단행했다.

롯데는 매각 주관사로 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고, 중국 내 롯데마트 매장 철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롯데가 현지 사업 재생을 위해 7000억원을 투입했으나, 현지 영업중단이 6개월째 지속된데 따른 것이다.

현지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소방 점검 등을 빌미로 롯데마트 매장의 영업 정지를 명령해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 112곳 중 87곳의 영업이 중단됐지만, 임금과 관리비 등 고정비가 지출로 올 연말까지 롯데의 손실액은 1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앞서 롯데제과는 올해 중반 롯데아이스 산둥 법인을 현지 기업에 매각했으며, 롯데칠성음료 공장과 롯데홈쇼핑 2곳의 매각도 각각 추진한다.

이마트 역시 중국 사업 철수를 결정했으며, 현재 남아있는 매장 6곳 중 5곳에 대한 매각협상을 실시하고 있다.

이마트는 국내 유통업체 중 가장 먼저인 1997년 현지에 진출해 2010년 매장을 27개까지 확대했다. 그러다 적자가 지속되자 2011년부터 구조조정을 실시했고 2012년 16개, 2014년 10개로 현지 매장이 각각 감소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중국 사업에서 2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 들어 사드 보복으로 손실이 커지자 진출 20년만에 현지 사업을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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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드 보복으로 우리 기업의 중국 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최근 철수를 결정한 롯데마트 중국 매장.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와 이마트는 중국 사업의 손실이 갈수록 심화돼 최근 철수를 전격적으로 결정했다"면서도 "이들 기업은 차선책으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으로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인 중국 공략을 위해 현대자동차그룹은 신차 투입에 나섰다.

올해 판매가 전년보다 50% 이상 급감했으나, 현지에서 운영 중인 생산공장이 8곳이나 돼 철수가 만만치 않고 현지 자동차 시장이 꾸준한 상승세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 서다.

이를 감안해 현대차 중국 합자법인 베이징현대는 현지에 신형 루이나를 최근 투입했다.

루이나는 2010년 중국시장에 첫선을 보인 중국 고객을 사로잡으며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 116만대를 돌파하는 등 베이징현대의 고속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 모델은 충칭공장의 첫양산 모델로 뛰어난 경제성, 우수한 품질과 안전,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바탕으로 3~5급 도시의 20∼30대 고객을 목표로 개발된 소형 세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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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현대가 판매 회복을 위해 현지에 투입한 신형 루이나.
신형 루이나 역시 베이징현대의 구원 투수 역할을 한다. 시장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실제 6월 개최된 충칭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신형 루이나는 △현대적인 디자인 △우수한 연비, △동급 최대 트렁크 공간, 차체자세제어장치(ESC), 경사로밀림방지장치(HAC) 등 △우수한 안전 사양, 음성인식 커넥티비티 기능 등 △스마트 기능 등으로 주요 고객층과 현지 언론사의 호평을 받았다.

기아차 역시 새로운 모델을 투입했다. 기아차의 현지 합자회사 둥펑위에다기아는 자국 판매를 회복할 전략 차량인 '페가스'를 내놨다.

4월 상하이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페가스'는 개발부터 중국 현지 고객의 요구를 대거 반영했다.

페가스는 소형 세단인 K2보다 한단계 아래로 경제성과 실용성, 새로운 사양과 기술로 현지 젊은이들을 위한 엔트리(생애 첫차) 세단이다.

페가스는 각종 미디어에 관심이 많은 20~30대를 고려해 △7인치 터치 스크린 △바이두 '카라이프' & 애플 '카플레이' 등 스마트폰 호환 서비스를 적용해 운전의 편의성과 즐거움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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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차 페가스.

페가스 역시 △리어 디스크 브레이크 △후방경보장치(BWS) △이모빌라이저 등을 주력 트림에 기본 적용하고 △차체자세제어장치(ESC) △경사로밀림방지장치(HAC) △후방주차카메라 등을 탑재해 안전성도 높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지화 전략 2.0 도입 모델로 스마트화, 커넥티트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신형 루이나는 현지 젊은 고객에게 스마트한 생활을 선사할 것"이라면서 "페가스도 첨단기술을 대거 적용해 경제성, 실용성, 안전성을 지녀 둥펑위에다기아에 새로운 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매출 10조원의 장기 경영 목표를 내세우고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 상하이에 대규모 지점을 개설한 한샘은 일단 복지부동 전략을 구사한다.

국내 1위인 한샘이 세계 1위 종합가구 업체(설계→제안→시공)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중국은 반드시 점령해야 할 산이기 때문이다. 

한샘은 사드 여파로 유통 업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숨을 죽이고 있다. 현재 적극적인 마케팅 대신 고객을 통한 마케팅에 의존하고 있는 것.

현재 상하이의 연간 인테리어시장 규모는 15조원으로, 세계 1위 이케아와 니토리, 홍싱메이카룽 등이 둥지를 틀고있다. 상하이 서쪽 창닝구 창닝88복합매장에 중국 1호점인 한샘상해플래그십스토어는 연면적 1만3000㎡(4000평,지상 2층)로 우리나라 매장보다 2배 규모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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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문을 연 한샘의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 1호점.

한샘 관계자는  "한샘 매장이 위치한 창닝구는 탁월한 수요를 자랑한다"며 "매장 인근에는 상하이 홍차오국제공항과 국제무역센터, 세계무역센터 등이 들어선 홍차오 경제개발구도 가까워 외국인 수요가 밀집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현재 한국 기업이 받는 불이익 때문에 대대적인 홍보보다는 최고의 종합홈인테리어 가구 업체로 우수한 제품과 시공 능력을 앞세운 입소문 마케팅에 의존하고 있다"며 "성장잠재력을 지닌 중국은 한샘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공략해야 할 관문"이라고 덧붙였다.

사드 여파가 최소 1년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 예상이다.

한편 한샘은 1996년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기업간거래(B2B)에 먼저 진출했으며, 이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O2O서비스도 업계 처음으로 선보였다. 중국 고객은 한샘몰에서 가구, 소품, 건자재 등 모든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3D셀프설계, 견적확인, 구매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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