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들의 혼동을 초래할 수 있는 분유제품상의 '국내 최대' 홍보문구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장광고 여부를 조사중인 가운데, 남양유업 측은 이 문구를 제품에 사용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동후디스, 파스퇴르유업 같은 경쟁사가 이 문구 사용을 자제하는 등 업계전반에 '자진시정' 분위기가 일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남양유업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나 해당 표현의 위법성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 사이에서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 '국내최대' 초유성분은 어느 회사 제품?
제보에 따르면 진모씨는 평소 초유성분 함량이 '국내 최대'로 알려진 일동후디스의 분유 제품을 아이에게 먹여왔다.
초유는 분만 후 3∼4일까지 분비되는 모유로 영양가가 매우 높다. 하지만 모유수유가 불가능했던진씨는 초유성분이 다량 함유된 제품을 아이에게 먹이는 것으로 미안함을 달랬다.
그런데 최근 대형마트에서 아이의 분유를 구입하려던 진씨는 남양유업의 분유제품을 본 뒤 고개를 갸우뚱 했다.
남양유업 일부 제품에도 '국내최대 초유성분'이라는 문구가 적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진씨는 어떤 제품에 초유성분이 더욱 많이 함유된 것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2개 업체에서 생산하는 분유의 초유성분과 함량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한 이들 중 한 업체는 과대광고를 하고 있는 것과 다름 없었다. 진씨는 업체들의 상술에 놀아나는 것 같아 몹시 불쾌했다.
진씨는 "어떤 것이 진짜(최대 초유성분이 들어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아이에게 더욱 좋은 제품을 먹이려 하는 부모의 마음을 이용한 상술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분개했다.
확인 결과 '국내최대' 문구 표기는 소비자 혼동 및 과대광고 등 여러 문제의 소지를 내포하고 있어 각 업체들 마다 사실상 자진 시정에 나선 상태였다.
다만 남양유업 측은 예외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타사 제품에 비해 우리제품에 초유성분이 가장 많이 함유돼 '국내최대 초유성분'이라고 표시한다"며 "문제가 없다는 (내부적) 판단 하에 해당 표현을 쓰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공정위에서 '국내최대'라는 표현을 두고 조사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 자진시정 분위기 속 남양 '독불장군'
반면 일동후디스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분유제품인 '트루맘 뉴클래스퀸'에 지난해까지 '국내최대 초유함유량'표시를 했지만 지금은 하지 않고 있다"며 "'국내최대'라는 사실은 변함 없지만 공정위에서 조사가 진행중인 관계로 해당 표현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초유 마케팅' 경쟁으로 각 분유업체들은 '초유성분 국내최대'라는 광고문구를 남발해 왔다.
이후 공정위는 객관적인 비교기준 없이 '국내최대' 표시광고를 할 수 있는지, 즉 과대광고 개연성을 열어놓고 3월 현재 법적 검토를 진행 중이다. '암묵적 제재'나 다름 없다는 얘기다.
파스퇴르 역시 이 표현을 제품에 사용중이긴 하나 자진 삭제를 목전에 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의 불씨는 남양유업으로 모아질 전망이다.
파스퇴르유업 관계자는 "초유 함량에 대한 법적 기준이 없고, 각 사마다 측정 기준 자체가 달라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4월에 출시될 리뉴얼 제품에는 해당 표현을 삭제키로 했다"고 전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분유업체의 허위 과대광고를 조사중인 상황에서 업체 측이 '국내최대'등의 표시 행위를 지속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국내최대'라는 표현은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많아 광고에 쓰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최대' 문구 표시광고에 대한 위법 판단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지만, 위법 가능성을 알고도 업체 측이 자진 시정 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부연이다.
남양유업의 차후 행보변화에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