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학보사 '대학신문'에 따르면 서울대 인문대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강의 (삶과 인문학)에 최 사장은 지난 8일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섰다.
해당 강의는 인문대 신입생들이 진로 모색에 도움을 받고 인문학 전반을 배운다는 취지로 서울대 인문대에서 올해 처음 자체적으로 개설한 신입생 의무 강좌다.
◆ "인문학이나 예술을 전공한 직원이 노래나 한 곡 불러주는 편이…"
그러나 '인문학과 기업의 창의적 인재'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최 사장의 강연은 참석한 300여명 학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최 사장은 "기업에 필요한 돈을 빌리는 접대자리에서 수치얘기를 하는 것보다 인문학이나 예술을 전공한 직원이 노래나 한 곡 불러주는 편이 훨씬 효과가 좋다"거나 "학생은 죽어라 공부하는 것 말고 다른 일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는 등 주제와 무관한 '비상식적' 발언을 늘어놨다.
이 뿐만 아니다.
최 사장은 용산참사에 대해 "한국에서는 일본과 달리 재개발이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사람을 죽여가며 진행돼 안타깝다"며 "그 사건만 없었다면 벌써 건축(재개발)이 시작됐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게다가 그는 "'경인 운하'라고 이름 붙여 사업을 진행하면 반발이 거세 '경인 아래뱃길'로 이름만 바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성부를 없애고 남성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등 논란의 여지가 다분한 언급을 강연 중 내 뱉었던 것으로 '대학신문'은 전했다.
'대학신문'은 인문학의 가치를 최 사장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학생들 사이에서 제기됐다며 불편한 심기를 표했다.
인문대 학생회장인 은지씨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애초에 인문학에 대한 애정을 고양하기 위해 만든 강좌인데 이번 (최 사장의) 강연에서는 인문학을 경제적인 수단으로만 여기는 인상을 받았다"며 "임시 인문대 대표자회의를 개최해 '삶과 인문학' 강좌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현대산업개발-아이파크몰, 답변 떠넘기기 '촌극'
3월 현재 서울대 인문대 학생회는 해당 강좌 폐강 여부를 집중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첫 강연자로 나선 최 사장이 인문대 학생들의 '뒤통수'를 제대로 친 셈이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측은 현대아이파크몰 측으로 마이크를 넘겼다. 최 사장이 자사 사장으로 부임하기 이전 발생된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대아이파크몰 측은 '더 이상 우리회사 사장이 아니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현대산업개발 측으로 답변책임을 돌렸다.
이 같은 양측의 '사장문제 떠넘기기' 촌극이 계속되는 사이, 최 사장의 '막말파문'은 본격적으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한편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9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최동주 현대아이파크몰 사장을 선임했다. 1978년 현대건설로 입사한 최 사장은 이후 현대미포조선, 현대백화점 등을 거쳐 지난 2005년부터 현대아이파크몰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