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유기농→유기' 발빠른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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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유기농→유기' 발빠른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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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에도 불구 잘못된 '유기농' 표현 많아 재정비 시급

 

"'유기농요구르트''유기요구르트'로 바뀌었을까?"

 

'웰빙붐'을 탄 친환경 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매일유업의 일부 제품명 변경이 소비자들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유기농''유기'를 구분해 표기해야 하는 정부 정책을 매일유업은 적극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들의 혼동을 막기 위한 '선제대응' 성격이라는 점에서 다른 식품업체들에게 까지 이 같은 움직임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제품명 바꾼 매일유업 '이유 있었다'

 

제보에 따르면 김모(서울시 동작구)씨는 평소 자신이 즐겨 마시던 매일유업 '상하목장 유기농요구르트'의 제품명이 최근 '유기요구르트'로 변경된 사실을 알고 의아해했다.

 

제품 성분이나 용량, 디자인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제품명만 바뀐 탓이다. 김씨는 매일유업의 속내가 궁금했다.

 

김씨는 <컨슈머타임스>"비록 '유기농''유기'는 한 글자 차이지만 업체 측이 아무 이유 없이 제품명을 바꾸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기존 제품명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제품 자체에 소비자가 모르는 성분 변화가 있는 것인지 알고 싶다"고 확인을 요청했다.

 

취재 결과 매일유업은 해당 제품이 '유기가공식품 인증'을 받은 지난해 12 31일 이후 제품명을 변경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기가공식품 인증제'는 유기가공식품의 품질향상과 소비자 신뢰 확보 등을 위해 농림수산식품부가 2008 12월부터 도입한 제도다.

 

국내에서 '유기' 표시를 한 식품을 판매하려면 '식품산업진흥법'에 의해 지정 받은 인증기관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상하목장 유기농요구르트'가 출시된 2008년 당시, 유기식품에 대한 인증절차가 마련되지 않았다""때문에 '유기농'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개정될 정부의 유기가공식품 인증제에 따르면 백색시유(성분 변화가 없는 흰 우유) 외에는 '유기농'이라는 표현을 쓸 수 없고 '유기'까지만 표시할 수 있다""'유기농''유기'를 구분해서 써야 한다는 정부의 법적 제재가 가해지기 전 자체적으로 올바른 표기법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정부가 앞서 언급한 제도를 도입하기 전까지 국내에서 유통되는 유기식품 상당수에는 정부 인증 없이 업체 측 임의로 '유기농'이 표기돼 왔다.

 

뿐만 아니라 각 식품업체들이 '유기농''유기'의 사전적 의미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이를 포함한 제품명을 제멋대로 만들어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해 왔다.

 

 

 

농식품부 "유기가공식품의 경우 '유기농'이 아닌 '유기'가 정확한 표현"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유기가공식품의 경우 '유기농'이 아닌 '유기'가 정확한 표현"이라며 "유기농은 '농법'의 개념을 포함하고 있어 농산물에는 '유기농산물'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지만 가공식품의 경우 '유기두부', '유기분유' 등의 표현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 해 안으로 제도를 재정비해 (국내 식품업체들이) 올바른 표현을 쓰도록 하겠다""다만 '유기농'이라는 표현이 널리 알려져 있어 강압적인 시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단시간 내 모든 가공식품의 제품명을 바로잡기는 어려우나 '유기농''유기'를 정확히 구분해서 쓰도록 점차 권장하겠다는 부연이다.

 

국내 상당수 식품업체들이 '유기농'의 정확한 뜻을 모르고 유기식품에 '유기농'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다수 업체들이 제품명 확정 이전 자체적으로 다단계 검토작업을 벌이는 까닭에서다.      

 

'유기농'이라는 단어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 상태라 정부정책을 무시한 채 이를 그대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3월 현재 CJ제일제당의 '행복한콩유기농두부', 대상의 '청정원 오푸드 유기농돈까스소스' 풀무원의 '소가 유기농 찌개두부''유기OO'라고 표시해야 할 상당수 가공식품에 '유기농' 문구가 적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 측면에서 매일유업의 이번 행보는 평가 받을 만 하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한 소비자는 "마트에는 아직도 '유기농'이라는 이름의 식품들이 즐비하다""매일유업의 경우 유기식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정부의 방침에 적극 동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타 기업들도 올바른 제품명 표기에 대해 자체적으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제품명 변경에 따른 당장의 재정적 지출이 있겠지만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는 '반대급부'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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