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7 하체 부식논란'(본보 3월18일자 참조)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같은 사례가 온라인상에 추가로 공개됐기 때문이다.
기아차 측은 재질의 특성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입장이나 소비자들의 우려를 가시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기아차가 올 5월 선보일 중형세단 'K5'에 '불똥'이 튈 것이라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 "3년 전 출고된 '그랜저TG'가 더 깨끗"
소비자 A씨는 'K7' 차량에 대한 하체 부식문제가 최근 온라인 상에서 이슈화 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는 깜짝 놀랐다.
자신 역시 해당 차량의 차주인 까닭에서다.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차량을 살펴보기로 했다. 휴대전화에 장착된 디지털카메라를 통해 본 차량 하체는 끔찍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심각할 정도의 부식이 차량 배기가스를 내보내는 머플러와 배기관을 중심으로 이미 진행돼 있었다. '혹시나'가 '역시나'로 바뀐 순간이다.
A씨는 비슷한 급의 다른 차량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되는지 궁금했다. 약 3년 전 출고된 현대자동차의 '그랜저TG'와 비교했다. 결과는 예상을 뒤엎었다. '그랜저TG'의 하체가 더 깨끗했다. 출고시점을 감안하면 부식 진척도는 K7 대비 '새발의 피'였다. (사진 참조)
A씨는 "그랜저TG 하체에도 일부 녹이 슬긴 하지만 k7은 배기구로 연결되는 부분이 짙은 노란색으로 녹슬었고 실제로 보면 녹이 더 많다"며 "기아차 등 국산 차량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기아차 측은 '오해'에 방점을 찍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머플러 등 K7 하체부품에 쓰인 재질은 스테인레스 재질"이라며 "기존차량에 쓰이던 강판재질에 비해 내식성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테인레스 재질의 경우 염분에 노출 됐을 때 붉은색으로 변하는 '적녹현상'이 발생될 수 있다"며 "부품내부까지는 (적녹현상이) 침투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폭설 당시 전국각지에 대규모로 살포된 염화칼슘이 스테인레스 재질의 부식현상을 일으킨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품 부식 및 안전성에 대한 공신력 있는 기관의 연구결과가 도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아차의 해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 'K5' 판매고에 '불똥' 튀나
이는 공교롭게도 올 5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기아차의 'K5' 판매실적 부진 예상을 낳고 있다.
3월 현재 이 차량의 주요 제원을 비롯 부품재질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적녹현상'을 보인 부품이 'K5'에도 그대로 사용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배경에 있다.
차량 선택에 있어 외관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음을 감안했을 때, 부식된 하체는 그 성능여부를 떠나 구매욕구를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출고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차량에 녹이 슨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판매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는 기아차가 스테인레스 재질의 하체 적용을 그대로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K5가 정식으로 출고되지 않아 뭐라고 명확히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신차 'K5'는 올 4월 '2010 뉴욕모터쇼'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며 국내에는 5월경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