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이원신 부장판사)는 고종의 다섯째 아들 의친왕의 후손 4명이 건설교통부∙노동부 등 옛 정부부처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지역 주택조합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고종의 손녀이자 의친왕의 둘째 딸 이해원 옹주, 이 옹주의 아들 이진휴∙진왕∙진홍 씨가 원고로 참여했다.
문제가 된 땅은 연희동 안산 일대 임야 1만179㎡(3079평)다. 서대문구청 북쪽의 안산벚꽃길 일대 2516㎡(761평), 신연중학교 남쪽 6673㎡(2018평) 등 이다. 개별공시지가 30억원 규모다.
원고들은 이 옹주 남편 이승규씨 소유였던 이 땅이 1948년 9월23일 당시 전직 고위 법조인으로 알려진 김모씨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가 이뤄졌는데 이는 위조된 매매계약서에 의한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해당 토지는 이승규씨 소유였다가 1943년 9월14일 이씨가 사망하면서 장남 진휴씨가 상속받았는데 1948년 4월23일 진행된 매매계약에 따라 1948년 9월23일 김모씨 명의의 소유권 이전 등기가 이뤄졌다"고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이어 "이 등기를 토대로 해 이번 사건 피고들 명의로의 소유권 이전 등기가 1995년에 있었고 1999∼2000년 서울특별시 명의의 소유권 이전 등기가 순차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 토지 소유권이 서울시로 이전될 당시 해당 토지가 원고들 소유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옹주 등은 과거에도 양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경기도 하남시 땅 1만2700㎡(3841평)가 부당하게 정부 소유로 넘어갔다며 땅을 돌려달라는 취지로 소송을 냈다가 2012년 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