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년 조사에서 찬성 17%, 반대 67%였던 것과 비교하면 16년간 찬성이 17%포인트 증가했고 반대는 9%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2년 6개월 전인 2014년 12월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동성결혼은 2013년 4월 뉴질랜드, 이후 프랑스를 비롯해 미국 여러 주에서 합법화가 이뤄져 그해 큰 화제가 됐다. 우리나라의 동성결혼 법적 허용 찬성 의견은 2013년 4월 25%에서 2014년 12월 35%로 늘어 변화폭이 컸다.
동성결혼 법적 허용에는 20대에서만 찬성(66%)이 반대(29%)를 앞섰고 30·40대, 50대 이상에서는 반대가 각각 50%, 70%를 넘어 세대 간 인식 차가 컸다.
동성애자의 취업 기회에 대해 물은 결과, '일반인과 동일한 취업 기회를 가져야 한다' 90%, '그래선 안 된다' 7%로, 대다수가 취업 기회 차별은 없어야 한다고 봤으며 3%는 의견을 유보했다.
'동성애자도 일반인과 동일한 취업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은 2001년 69%, 2014년 85%, 2017년 90%로 늘었고 '그래선 안 된다'는 의견은 같은 기간 21%, 11%, 7%로 줄었다.
모든 응답자 특성별로 동성애자에 대한 취업상 차별이 있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특히 동성결혼 법적 허용을 반대하는 사람들(583명)도 '동성애자와 일반인 취업 기회가 동일해야 한다'는 데 86%가 동의해, 동성애에 대한 개인적 호오(好惡)나 이해 여부와, 타인에 대한 인권 존중 문제는 별개로 인식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직장 동료가 동성애자임이 밝혀져 해고된다면 이것이 타당한 조치인지 여부를 물은 결과, 12%는 '타당하다', 81%가 '타당하지 않다'로 나타났다. 한국인 대다수가 동성애를 적절한 해고 사유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7%는 의견을 유보했다.
2001년 조사에 비해 '타당하지 않다'는 응답은 17%포인트 늘었고(64%→81%), '타당하다'는 의견은 10%포인트 줄었다(22%→12%). 과거에도 동성애자 취업 차별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고, 지금은 그 인식이 더욱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선행 질문에서 '동성애자도 일반인과 동일한 취업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은 90%에 달했지만, '직장 동료가 동성애 이유로 해고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은 81%로, 그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50대 이상, 그리고 동성애를 사랑의 한 형태로 인정하지 않는 이들에서 차이가 컸다. 이는 취업 등에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본인 일상에서 동성애자의 존재를 적극 수용하는 정도에는 이르지 못한 경우 나타나는 간극으로 추정된다.
동성애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가 후천적으로 그렇게 되는가로 종교계, 의학계 등에서 많은 논쟁이 있었다. 선천적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타고난 대로 살기를 주장하고, 후천적이라고 보는 사람들은 개인 노력이나 양육·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보는 편이다.
이번 조사의 선행 질문들에 대해서도 동성애를 후천적인 것으로 보는 사람들에 비해 선천적인 것으로 보거나 양쪽 모두에 영향 받는다고 보는 사람들이 동성애 전반에 좀 더 개방적 태도를 보였다.
동성애 영향 요인에 대해 물은 결과, '동성애는 선천적으로 타고난다' 28%, '양육이나 사회적 환경에 의해 길러진다' 49%, '양쪽 모두에 영향 받는다' 13%였고 10%는 의견을 유보했다. 응답자 특성별 경향성이나 연관성은 잘 드러나지 않았다.
2001년 조사에서 '선천적으로 타고난다' 18%, '양육이나 사회적 환경에 의해 길러진다' 47%, '양쪽 모두에 영향받는다'가 24%였던 것과 비교하면 '선천적 영향'이란 응답이 10%포인트 늘고 '양쪽 모두에 영향 받는다'가 11%포인트 줄었다.
우리나라 국립국어원은 2012년 표준국어대사전의 '사랑'이라는 단어 뜻풀이에 성차별적 요소가 있다는 민원을 받아들여 이를 성중립적으로 수정했다. 이에 특정 종교단체 등이 동성애를 옹호한다는 민원을 냈고, 2014년 국립국어원은 '사랑'의 네 번째 뜻을 '남녀 간에 그리워하거나 좋아하는 마음'이라는 기존 안으로 되돌렸다.
그렇다면 2017년 현재 한국인은 동성애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남자끼리, 여자끼리의 동성애도 사랑이라고 보는지 여부를 물은 결과, 성인의 56%는 '동성애도 사랑의 한 형태', 35%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으며 9%는 의견을 유보했다.
'동성애도 사랑의 한 형태'라는 응답은 저연령일수록(20대 81%; 60대 이상 27%), 동성애를 선천적으로 보는 사람들(281명)과 선천적·후천적 요인 양쪽에 영향을 받는다고 보는 사람들(131명) 중에서도 70%를 넘었다. 양육이나 사회적 환경 등 동성애를 후천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493명)은 '동성애도 사랑의 한 형태' 45%, '그렇지 않다' 47%로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동성결혼 법적 허용 찬성자(339명) 중에서는 90%, 반대자(583명) 중에서도 35%는 '동성애도 사랑의 한 형태'라고 답했다.
이번 한국갤럽 자체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집전화 RDD 15% 포함)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태로 진행됐다. 총 통화 5,223명 중 1,004명이 응답 완료해 응답률 19%로, 표본오차는 ±3.1%포인트, 신뢰수준은 95%다.
저작권자 © 컨슈머타임스(Consumertime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