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아복 전문회사 해피랜드F&C가 도덕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 회사가 런칭한 프랑스 유아용품사 '압소바'가 젖꼭지제품에 임의로 구멍을 뚫은 뒤 연령대에 맞는 정상제품으로 둔갑, 판매하다 들통이 났기 때문이다.
국내 압소바의 실질적 책임자인 해피랜드F&C 측은 잘못을 시인했다. 그러나 유아의 건강을 담보로 한 '도박'을 자행했다는 비난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우리 아이의 육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누가…"
제보에 따르면 주부 정모씨는 최근 돌을 앞두고 있는 아이의 압소바 젖꼭지(1~3개월 유아용)에 흡착현상이 생겨 구입처인 대전롯데 압소바 매장에 교환을 요구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7개월 이상 유아용' 제품엔 이런 증상이 없었던 까닭에 정씨는 이를 주문했다.
품절에 대한 우려 탓에 정씨는 4개를 동시 구매하기로 했고, 매장 측은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제품은 시댁으로 배송됐다. 직장문제로 아이를 시어머니가 키우고 있었던 까닭이다.
이후 정씨의 시어머니는 배송된 제품을 이용해 아이에게 우유를 먹였다. 그런데 약 한달 후부터 아이의 우유섭취량은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시댁에 들른 정씨는 이유식 병행이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산이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살펴본 젖꼭지는 '1~3개월 유아용'. 다른 3개 제품 모두 마찬가지였다.
연령대와 맞지 않는 '작은구멍' 젖꼭지 사용으로 인해 아이가 힘들게 우유를 먹고 있었던 것이다.
정씨의 항의에 업체 측은 "정씨가 원한 제품(7개월 이상 유아용)은 원래 단종된 제품"이라며 "(1~3개월 유아용 제품에) 구멍을 뚫어서 보낸 것"이라고 뒤늦게 실토했다.
정씨는 "아기가 빨다가 지치니까 많이 먹지도 못하고 짜증도 많이 냈던 것 같다"며 "우리 아이의 육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냐"고 분개했다.
업체 측은 고개를 숙였다.
◆ 전방위적 비난, 해피랜드F&C '직격'
이 회사 관계자는 "우리가 관리하는 브랜드 임에도 유통과정을 꼼꼼히 확인하지 못했다"며 "제품 판매 담당자가 사전에 이러한 사실을 정씨에게 고지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전롯데 압소바) 매장 단골 고객이라 서비스 차원에서 제조사와 매장이 그렇게(임의로 구멍을 뚫은 뒤 판매) 하기로 했던 것 같다"며 "젖꼭지는 우유가 나오는 구멍 크기로 연령대가 정해져 7세 이상에 해당하는 사이즈의 구멍을 (1~3개월 유아용 젖꼭지에) 다시 뚫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그는 "연령대와 다른 젖꼭지를 사용해 우유섭취량이 줄어 정씨의 아이가 살이 빠진 것은 아니다"라며 "아이가 돌 정도 되면 움직임이 활발해져 살이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씨와 합의해 문제를 원만히 마무리 짓겠다는 부연이나, 이와 무관한 전방위적 비난이 해피랜드F&C를 직격하고 있다.
주부 박모씨는 "말도 못하는 아이가 고생했다고 생각하니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매출을올리기 위해 단골까지 속인 비양심 기업의 전형"이라고 날을 세웠다.
직장인 장모씨는 "아이가 돌쯤 되면 살이 빠질 수 있다는 말은 넌센스"라며 "젖꼭지가 아이의 살을 뺀 원인일 수도 있음에도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논리를 책임면피용으로 내세우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편 해피랜드F&C는 지난 1990년 ㈜해피랜드 설립을 시작으로 파코라반베이비, 압소바, 프리미에쥬르, a크리에이션asb, 해피베이비와 같은 유아브랜드를 런칭해 왔으며 자매브랜드로 리바이스키즈, 모이츠, 쥬시꽁땅, 까리제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