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량 리콜 사태에 직면한 도요타자동차의 최고경영자인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이 미국 상·하원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사장은 17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북미 법인의 경영진이 미 의회의 질문에 답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는 (일본) 본사에서 전면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해 청문회 출석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미국 의회는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도요다 사장의 청문회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를 일단 거부한 셈이다.
도요다 사장은 도요타 북미 법인의 이나바 요시 사장이 미국 상황을 더 잘 아는 만큼 미국 의회 출석에 적임자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미 의회의 출석 요구가 있을 경우 그때 가서 어떻게 할지를 검토하겠다고 말해 상황에 따른 의회 증언 가능성은 열어뒀다.
미 하원은 이달 24일과 25일 이틀간, 상원은 내달 2일 각각 도요타의 대량리콜 사태와 관련한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도요다 사장은 도요타자동차의 급가속이 가속페달을 제어하는 전자시스템의 결함 때문이라는 시각과 관련 "여러 환경하에서 안전성을 시험했지만 전자제어 계통에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는 차량 자체의 근본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라 바닥 매트 등 단순한 문제 때문에 리콜을 하는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도요다 사장은 "문제가 발견되면 우리는 이를 얼버무리지 않을 것"이라며 "정보를 숨기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리콜 중인 프리우스 차량의 경우 "2월 말까지 70∼80%를 무상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리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리콜 사태 발생 이후 도요다 사장이 공식 기자회견을 연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도요타자동차는 내달 30일 도요다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품질 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도요타는 앞서 일본 국토교통성에 프리우스와 사이, 렉서스 HS250h의 브레이크 시스템 소프트웨어에 대해 리콜 신청서를 제출했고 먼저 프리우스 리콜에 착수한 뒤 13일에는 렉서스·사이 모델의 생산을 중단했다.
이런 가운데 도요타 자동차의 품질보증 담당 임원인 사사키 신이치(佐佐木眞一) 부사장은 이날 도요타 코롤라 모델의 파워스티어링 결함 가능성을 조사 중이며 리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사키 부사장은 코롤라의 파워스티어링과 관련해 제기된 소비자 진정이 아직 100건에 못 미치지만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롤라 사용자들은 파워스티어링이 듣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이 느낌이 브레이크 시스템 문제 때문인지 타이어 문제로 인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사사키 부사장은 파워스티어링에 결함이 있는 차량의 수는 알 수 없지만 리콜을 검토하고 있으며 최대한 빨리 수리에 나설 준비도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요타 자동차는 급가속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 시스템을 모든 신형 모델에 장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동시에 밟았을 때 엔진의 동력을 떨어뜨리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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