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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동호 기자] 호텔신라 주가가 심상치 않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소식과 함께 반등에 나선 호텔신라가 공매도 세력의 매도 공세를 물리치고 본격적인 상승 추세로 돌아설지에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텔신라 주가는 지난 2015년 7월 기록한 14만3000원을 정점으로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면세점 경쟁 과열과 특허권 지속에 대한 리스크, 중국발 수혜 감소에 따른 실적 둔화 등이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됐다.
월간 주가 변동률 기준으로도 최근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달 들어 11% 가량 상승하며 반등에 나섰지만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 호텔신라, 실적 부진에 공매도 몰려...주가도 연일 하락
문제는 향후 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라는 점이다. 시내면세점 사업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현재 상황은 분명 호텔신라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손효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9350억원, 영업이익 156억원을 기록해 시장기대치를 하회했다"며 "국내 면세와 서울, 제주 호텔 사업의 이익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분간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며 "작년 12월 면세점 신규 사업자 4곳이 추가됐고 올해도 경쟁 심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감안해 단기적으로 보수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손 연구원은 이런 상황들을 고려해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5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 역시 '보유'를 유지했다. 증권가에서 목표가 하향과 보유 의견은 사실상의 '매도' 의견이나 다름없다.
이에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호텔신라 주식에 대한 공매도는 일 평균 거래량의 20% 수준을 기록 중이다. 많을 때는 전체 매매의 4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달 31일과 이달 3일엔 전체 주식 거래량의 43%와 46%가 공매도였다.
호텔신라의 주가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 달 호텔신라 주가는 월간기준 10% 가량 하락했다.
◆ 이부진 기대 & 공매도 숏커버링, 주가 반등 본격화?
하지만 호텔신라 주가는 이달 들어 전월대비 11% 이상 상승 중이다. 6개월 만의 반등이다. 이달 주가 반등은 다소 엉뚱한 곳에서부터 시작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부터 호텔신라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한 것.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삼성그룹 내 입지가 확대될 것이란 일부의 관측에 투심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국거래소의 공매도 규제강화 움직임도 호텔신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거래소는 오는 3월 말부터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실시할 예정이다. 과도한 공매도로 인한 시장왜곡을 막고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거래소는 비정상적으로 공매도가 급증하면서 동시에 가격이 급락하는 종목을 장종료 후 골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하고, 그 다음 날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를 제한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에 호텔신라 주식에 대한 숏커버링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최근 주가 반등과 거래소의 공매도 규제 강화에 따라 이미 공매도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피하기 위해 호텔신라 주식을 다시 사들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공매도 투자 기법을 활용하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최근 호텔신라에 대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기관 투자자는 최근 8거래일 중 6일간, 외국인은 7거래일 중 5일간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들은 8거래일 중 단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가 시행된다면 해당 종목의 단기수급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공매도 금지는 심리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펀더멘털에 회귀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21일 호텔신라는 전일대비 3.7% 오른 4만8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호텔신라 우선주 주가는 22% 이상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