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여의도 증권가 |
[컨슈머타임스 우선미 기자] 3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설이 힘을 얻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팽배한 가계부채, 물가상승률 둔화를 이유로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올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 됐을 때 국내 유동성 이탈 가능성이 높고 물가가 여전히 상승 중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리 인상을 대비한 금융상품이 없어 투자자들이 투자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 美 3월 금리 인상설 유력…하반기 국내도 인상 '압력'
지난 14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 반기 통화정책증언에서 경제의 완만한 확장과 인플레이션 2% 달성을 언급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옐런 의장의 발언이 미국 금리 인상을 공고히 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옐런 의장이 언급했던 2017년 미국 금리정책은 연내 3차례 금리인상 가능성이 강화됐고, 오는 3월 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도 금리 인상 여지가 높다는 점을 확실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장권 연구원은 "옐런 의장은 높은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고용과 물가상승이 예상대로 진행될 경우 기준금리의 추가 조정이 적절하고 인상 시기를 미루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가계부채 규모를 의식해 기준금리를 지난해 6월 9일 1.50%에서 25bp(1bp=0.01%포인트) 인하한 후 아직까지 동결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오는 23일 금통위에서도 동결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기준금리 동결기조를 고집하기에는 고민거리가 너무 많다. 미국이 3월부터 금리를 1년에 2~3차례씩 인상한다면 국내 유동성 유출 우려가 심화될 전망이다. 더군다나 물가상승률이 상승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국내 기준금리 인상시점을 앞당기고 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미국과 국내 내수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이 쉽지 않지만 만약 미 연준이 연내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국내 역시 연말 즈음에 금리 인상 여부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는 전세계적인 상품가격 상승 추세와 원화 약세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는 것을 이유로 올해 4분기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 7개사 '위험 낮춘 채권·해외상품 판매' vs 3개사 '자산 배분'
문제는 증권사들이 금리 인상을 대비해 자체적으로 개발하거나 주력 판매하고 있는 금융상품이 없다는 것이다.
컨슈머타임스 조사 결과,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대 증권사들은 기존에 출시된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뱅크론펀드 등 소수의 금융상품을 집중 판매하거나 포트폴리오 조정만 권하고 있었다.
KB증권,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전단채와 신용연계채권(CLN) 등 투자 위험을 낮춘 채권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전단채는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자금을 종이가 아닌 '전자' 방식으로 발행·유통되는 기업어음(CP)이다. 만기가 짧아 채권가격 민감도가 낮다.
CLN이란 신용위험 방지요소가 결합된 채권을 의미한다. 채권자가 이 채권을 발행해 제3자에게 매각한 후 부도나 신용등급 하향 등 신용사건이 발생한 경우 채권 매입자에게 기초자산을 양도하거나 일정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NH투자증권, 대신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은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펀드,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펀드 등 해외상품만 공통적으로 팔고 있다.
뱅크론펀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 신용등급이 BBB- 미만인 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금융사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선순위 담보대출채권이다.
이 펀드는 기본적으로 선순위 담보를 잡고 있어 대출한 기업이 부도나더라도 선순위로 투자금액을 회수할 권리를 갖는다. 변동금리(LIBOR)와 연동돼 금리 하락기보다 상승기에 유리하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가 운용하는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펀드 중 수탁고가 2395억원으로 가장 큰 (H)형의 1개월 수익률은 –0.38%, 3개월 수익률은 1.04%, 1년 수익률은 7.56%다.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종금증권, 삼성증권은 금리 인상을 대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상품을 마련하지는 않고 다양한 상품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법으로 투자 위험성을 낮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금리 인상 대비 특정상품으로 갈아타는 것보다 기존의 삼성글로벌리얼리턴, 신한파이어니어멀티전략, JP모간글로벌매크로 등 멀티전략 펀드와 헤지를 병행한 자산배분투자를 통해서 금리 상승기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지만 금리 인상을 대비한 금융상품이 극소수라 투자자들의 선택권이 줄어든다고 지적한다.
한 전문가는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데도 금리 인상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투자 상품자체가 없다면 투자자들은 투자 적기를 놓치게 되고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도 잃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