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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CJ오쇼핑 홈페이지 |
[컨슈머타임스 오경선 기자] CJ오쇼핑(대표이사 허민회)이 인도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도 법인을 설립한지 8년이 됐지만 여전히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인도 시장에선 한류 효과가 통하지 않았고, 홈쇼핑에 우호적이지 않은 소비자 문화도 CJ오쇼핑의 발목을 잡았다.
다만 해외 계열사의 전체 실적은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흑자 폭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플러스다. CJ오쇼핑은 해외 9개국, 11개 지역에 해외법인을 갖고 있다.
15일 CJ오쇼핑에 따르면 인도 해외법인(SHOP CJ Network Private Limited)은 지난 2009년 하반기 설립 이후 현재까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년 순손실은 2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215억원 적자에 비해 손실 폭이 22.79% 가량 늘었다. 작년 4분기 손실액은 62억원이다.
CJ오쇼핑은 중국 법인의 성공 이후 야심차게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12억 인구의 거대 소비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각오였다. 하지만 기대했던 성과는 올리지 못한 채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
신한금융투자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지난해 4분기 해외 지분법적용 투자주식의 손상차손으로 인도법인에서만 539억원의 손실을 반영했다. 문제는 이같은 손실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규모 손실 반영에도 우려는 여전하다. 청산을 위한 손상차손이 아니기 때문에 (이후에도)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통상적으로 해외 진출 후 5년 가량을 사업 기반을 다지는 데 필요한 기간으로 본다. 하지만 CJ오쇼핑의 인도법인은 올해로 진출 8년째다. 이를 감안하면 CJ오쇼핑이 인도서 고전하고 있음이 자명하다.
중국과 동남아에서 통한 '한류(韓流)'가 인도에서는 별다른 역할을 못해준 탓이다. 베트남, 필리핀 등 국가에서는 한류의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홈쇼핑 채널에 대한 신뢰도를 쌓았다. 이것이 실적으로 이어진 것.
그러나 인도 시장에서는 한류가 인도법인 채널의 신뢰도를 구축할 만큼 작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배송, 비대면 결제 등 홈쇼핑이 흥행할만한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점도 실적 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투자한 자본에 비해 적자가 지속되는 기간이 길어지는 모습"이라며 "홈쇼핑에 익숙하지 않은 인도의 시장 환경이 지난 10년 간 크게 변화하지 않은 점도 실적 부진이 계속되는 요인 중 한 가지"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인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 격화를 부진한 실적의 한 요인으로 꼽았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인도 시장에 해외 온라인 사업 경쟁자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경쟁이 심화된 측면이 있다"며 "손상차손을 반영한 것은 초기 해외 사업에 진출하면서 누적된 회사 가치의 평가절하 부분을 이번에 인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법인 외에도 해외 실적의 성장 둔화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인도 법인을 비롯한 일본, 멕시코, 말레이시아 등 해외 법인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CJ오쇼핑 해외계열사의 전체 흑자 규모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작년 4분기 해외 계열사 순이익은 57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17억원 대비 51.28% 감소했다. 해외 계열사 실적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 동방CJ(Dong Fang CJ∙상해)의 순이익이 줄어들었고, 일본과 터키 등 해외 법인의 적자폭이 커진 탓이다.
이에 대해 CJ오쇼핑 측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해외사업 구조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업의 방향성이나 적정성에 대한 분석 등이 전반적으로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동방 CJ가 현지에서 자리잡아 큰 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은 CJ오쇼핑이 해외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다. 국내보다 큰 세계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작년 4분기 기준 전체 해외 계열사 순이익은 57억원에 불과했지만, 동방 CJ의 순익은 235억원에 달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마켓의 성장세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글로벌 진출이 불가피하다"며 "중장기적으로 해외사업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