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원데어리푸드가 '발칵' 뒤집혔다. '휘발유'로 의심되는 이물질이 자사 일부 유제품에서 발견됐다는 소비자 제보 때문이다.
피해자가 임신부여서 논란은 확산추세에 있는 가운데, 업체 측은 경쟁업체들의 소행일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 임신 7개월 '임신부'가 마신 우유에 '휘발유'가?
지난해 중순부터 동원데어리푸드의 '덴마크내추럴밀크'(이하 덴마크우유)를 집으로 배달시켜 먹던 임신 7개월째의 송모씨는 최근 우유팩 내부에서 휘발유 냄새가 강하게 풍겨 깜짝 놀랐다.
주거지 관할 영업소를 찾아 불만을 제기하던 송씨는 뜻밖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또 다른 피해자 A씨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선지 영업소 측은 '성분검사'를 이유로 송씨가 내놓은 문제의 제품만 본사로 넘겼다.
며칠 후 송씨는 업체 측으로부터 "수거된 우유가 소량이라 검사 결과가 확실하지는 않지만 기름이 검출됐다"는 충격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문제의 제품을 두 모금 정도 마신 상태로 영업소 측에 넘겨 준 탓에 '소량의 우유…' 운운하는 관계자의 말을 납득할 순 없었지만, 정체불명의 '기름'이 검출됐다는 것 만으로도 송씨는 큰 충격을 받았다.
무엇보다 송씨는 우유를 섭취한 날부터 혹시나 태아에게 문제가 생길까 하는 불안감에 잠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송씨는 "병원에서도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확답을 들을 수 없어 더욱 불안하다"고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동원데어리푸드 측은 제보내용의 상당부분을 부정하면서 '휘발유'가 혼입된 것은 아니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름'이 검출됐다는 소비자 제보에 대해 "그런일 없다"며 "소비자가 제보한 내용이 잘못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우유에서 휘발성 물질의 냄새가 났던 것은 사실"이라며 "우유 팩에 묻어 있던 휘발성 물질의 냄새가 우유에 흡착된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유통과정상 발생된 문제라는데 무게를 실으면서도 특히 지역 내 타 경쟁업체의 의도된 '악의적 행동' 개연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과거에도 정상적으로 배달된 우유를 타 사 배달원이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우유로 바꿔놓은 적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현재 송씨의 거주지역에는 덴마크우유뿐만 아니라 남양유업, 매일유업, 서울우유 등이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이 관계자는 전했다.
피해자가 '임신부'라 문제해결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
이 관계자는 "죄송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문제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뚜렷한 원인규명 없이 갖가지 의혹만 난무한 상황. '휘발유 우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 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