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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건설이 시공한 카타르 폴리에틸렌 생산시설 및 부대시설 |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낭보가 잇달아 전해지면서 해외건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조성되고 있다. 한동안 바닥을 다지던 국제유가가 상승 탄력을 받은 가운데 업계에선 상생을 지향하는 기류가 퍼지고 있다.
해외 저가수주의 악몽을 재현하지 않기 위해 적정 수준의 계약금액과 계약기간을 확보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이달 카타르 공공사업청이 발주한 6892억원 규모 고속도로 확장공사에 대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카타르에서 진행중인 1조원 규모 뉴오비탈 고속도로 공사에서 우수한 수행능력을 인정 받은 게 이번 추가 수주에 주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은 지난달 총사업비 3조5000억원 규모의 터키 다르다넬스해협 현수교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SK건설의 이스탄불 해저터널 공사 경력과 대림산업의 현수교 시공 기술력이 시너지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앞서 대림산업은 작년 말 이란 이스파한 오일 정유회사(EORC) 발주 2조3036억원 규모 정유공장 개선사업 낙찰통지서를 수령했다.
유가가 반등한 가운데 업계가 분위기 쇄신을 다짐하면서 해외건설 경기가 상승 국면으로 돌아서고 있는 모습이다.
두바이유는 작년 1월 배럴당 26달러 선까지 내려가며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으나 이후 서서히 올라 최근 배럴당 55달러를 돌파했다. 주요 발주처들이 재정부담 탓에 미뤄온 발주를 재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출혈경쟁에서 피를 본 업계에선 건설사들 사이에선 제 살 깎아먹기 식의 경쟁을 하기보단 장점을 모아 함께 살 길을 찾아야 한다는 인식이 뿌리 내리고 있다. 프로젝트 방식 수주전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현대건설∙대우건설은 미국 업체와 손잡고 바레인에서 약 5조8200억원 규모의 정유공장 확장 공사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GS건설은 일본 업체와 컨소시엄을 꾸려 이 공사에 입찰했다.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은 에콰도르 정유공장 프로젝트(약 15조원)에 도전장을 냈다. 대우건설∙한화건설은 현지 시공사와 손잡고 사우디아라비아 신도시 프로젝트(약 20조원)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발주처들 역시 시공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위험 전가가 사업 성공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점을 여러 차례 확인한 만큼 발주조건을 과거보다 합리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해외 인프라 수주를 늘리기 위해 관계부처가 힘을 모아 건설사 해외사업을 지원하도록 했다.
관건은 수익성이다. 건설사들은 여전히 해외 저가수주의 늪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주 규모도 중요하지만 적정 계약금액과 공사기간을 확보해 수익을 내야 사업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문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발주처들 사이에서 시공사에 대한 과도한 리스크 전가가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인식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도 해외 사업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전보다 적극 노력하고 있어 향후 신규수주의 질은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