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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중국 거대자본인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완료함에 따라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이 '한 지붕 두 식구' 체제로 전환한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 자산규모 상승과 영업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어 '합병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독일 알리안츠그룹은 지난달 30일 안방그룹홀딩스에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을 매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안방그룹홀딩스는 중국 안방보험의 100% 자회사다.
지난해 4월 알리안츠그룹은 총자산 16조원이 넘는 알리안츠생명 지분 전량을 약 36억원의 헐값에 매각해 충격을 안겼다. 이는 시장 예상가격인 2000억~300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 생명보험업계 11위 규모의 알리안츠생명은 '거물급' 인수∙합병(M&A) 매물로 꼽혔지만 생보업계 성장 정체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슈 등이 매각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안방보험이 국내 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안방보험은 2015년 2월 생보업계 8위 수준이었던 동양생명 지분 63%를 1조1319억원에 인수했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을 인수한 후 공격적 경영전략을 펼쳐 주목 받았다. 동양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을 중심으로 저축성보험 판매에 주력하는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국내 생보사들이 초저금리 여파와 IFRS17 대비 자본확충으로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같은 공격적 전략을 취한 동양생명은 업계 4위 NH농협생명을 가파르게 추격하고 있다. 다만 향후 지급여력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업체 측도 이를 의식한 듯 최근에는 보장성보험 판매를 통한 양적∙질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반면 알리안츠생명은 보장성상품인 변액보험에 강점을 가진 회사여서 이러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그룹이 규모가 비슷한 생보사 2곳을 동시에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지주사 가운데 복수의 생보사를 경영하는 곳은 없다.
특히 알리안츠생명이 방카슈랑스와 법인보험대리점(GA) 인사를 대거 이동시키며 영업전략 변경을 시사해 합병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동양생명의 매각 후 행보와 마찬가지로 알리안츠생명도 방카슈랑스와 GA를 통한 영업 가속화를 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양사가 합병한다면 총 자산규모 43조2000억원, 시장점유율 5.6%로 업계 5위 수준으로 도약하게 되는 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 생보업계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NH농협생명, ING생명이 '빅5'를 점하고 있다.
앞서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을 인수함에 따라 총자산이 33조원으로 상승, 업계 5위로 올라설 전망이었지만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이 합병하면 밀리게 된다.
신한금융투자 손미지 연구원은 "생명보험업은 '규모의 경제' 효과가 절대적"이라며 "이에 따라 (시기는 불확실하지만) 향후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의 합병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방보험의 적극적인 경영 기조 하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향후 대형 생보사로의 발돋움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