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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넷플릭스가 확실한 성과 없이 한국 진출 1년을 맞게 됐다. 소비자들을 효과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자체 한국 콘텐츠가 부족한 점이 이유로 꼽힌다.
OTT(인터넷 영상서비스) 시장이 국내∙외로 성장하면서 업체 간 경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콘텐츠 제작, 수급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넷플릭스, 자체제작 한국 콘텐츠 '실종'
넷플릭스는 지난해 1월 6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를 중심으로 한 사업 파트너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돌연 '홀로서기'에 나선 것이다.
론칭 이후 지난해 6월 넷플릭스는 미디어데이를 열어 리드 헤이스팅스 CEO가 한국에 직접 방문해 국내 시장에 대한 사업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야심찼던 진출에 비해 성과는 낮았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가입자 수는 6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이는 현재 넷플릭스가 190개 국가에서 가입자 8600만명을 확보하고 있는 것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다.
미디어데이 당시 넷플릭스는 '드라마 월드', '얼티밋 비스트마스터', '옥자' 등을 거론하며 한국 콘텐츠의 비중을 크게 늘리고 연말까지 세부 계획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과 판권 계약을 맺기 보다는 한국에서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었다.
문제는 새해를 맞은 현재까지 별다른 발표가 없는데다 넷플릭스 서비스 내에서 한국 콘텐츠의 비중도 매우 낮다는 점이다.
넷플릭스 내 한국 콘텐츠는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이뤄지고 있으나 철 지난 드라마나 영화가 대다수다. 최근 MBC 드라마 '불야성'과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의 영화 '판도라'에 대한 판권 계약을 체결했으나 큰 반향을 불러오지는 못했다.
지난 2015년 넷플릭스가 일본에 진출했던 상황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넷플릭스는 일본TV, 소프트뱅크 등과 제휴를 맺고 드라마 '불꽃', '기묘한 이야기', 애니메이션 '쿠로무쿠로', 미-일 합작 예능프로그램 '테라스 하우스' 등 자체 콘텐츠들을 다수 제작했다.
넷플릭스가 일본 진출을 위해 넷플릭스 재팬을 설립한 것과 달리는 국내에서는 서비스 시작 1년이 지났지만 지사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다.
또한 한국에 진출하면서 사용자가 성인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거나 영상등급위원회에 의해 일부 영상이 흐리게 처리(블러링)되는 등 넷플릭스가 과거 지녔던 장점이 사라졌다는 것도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 "OTT 소비자, 콘텐츠에 대한 열망 커"
OTT 시장이 점차 확대되며 해외 사업자들도 속속 한국에 진출하는 점도 넷플릭스에게는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유튜브 레드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고 자체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공개된 정보는 아직 없다"며 "불야성, 판도라 등 양질의 국내 콘텐츠를 찾아 제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OTT업체들이 콘텐츠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양대 신민수 교수는 "해외 OTT 서비스들이 우리나라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가격적인 측면이 크다"라며 "외국의 경우 케이블 방송에 비해 OTT가 매우 싼 편인데 국내에는 기존에 IPTV 같은 유사 서비스들이 많은데다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OTT 시장에서도 갈수록 소비자들이 더 좋은 콘텐츠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요금에 소비자들이 움직이지만 가격경쟁을 벗어나기만 한다면 급격히 한 업체가 양질의 콘텐츠나 서비스로 시장을 장악하기 쉬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