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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동호 기자] 증권가의 신년 화두는 단연 '융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다. 최순실 국정농단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과 증권, 증권과 증권 간 융합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융합의 대표적 주자는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다. KB증권은 지난해 현대증권 인수에 성공한 이후 KB와 현대의 DNA 융합은 물론 KB금융지주와 증권, 은행 간 융합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 도출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 KB증권, 현대증권 합병 시너지에 그룹 내 융합도 기대
먼저 KB증권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지휘 하에 KB금융 주요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는 물론 증권업계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잡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간 KB증권은 KB국민은행이 금융권에서 선두권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에 반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너무 작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증권 인수 이후 KB금융지주를 상대로 한 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자기자본 4조원대의 대형 증권사로 발돋음했다. 올해 중반부터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 IB는 만기 1년 이내 어음 등 단기금융업무를 할 수 있다. 그간 규모 면에서 KB증권이 받아왔던 설움을 털어낼 기회다.
또한 올해는 현대증권과의 자연스런 융합을 통해 보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과제다. 뿐만 아니라 금융지주와 은행 등 계열 내 자산관리(WM) 조직 통합을 통해 그룹 내 시너지도 기대된다.
윤종규 회장은 "올해부터 지주와 은행, 증권의 3사 겸직을 시작하는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은 긴밀한 협업체계를 갖추고 KB만의 시너지 창출모델을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또 "데이터 분석과 디지털 금융, 글로벌 진출 역시 계열사의 역량을 모으고 함께 일할 때 시너지가 훨씬 커질 것"이라며 "데이터 분석, 로보어드바이저, 생체인증 등 금융과 기술이 융합된 핀테크 영역에는 인력을 늘리고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 미래에셋대우, 증권가 강자끼리 뭉쳤다...초대형 IB 등장
KB증권과 함께 올해 증권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바로 미래에셋대우다. 박현주 회장의 미래에셋증권과 '증권 사관학교'로 불리는 대우증권이 만났기 때문이다. 의심할 바 없는 강자의 등장이다.
2일 공식 출범한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기준 국내 증권업계 1위로 올라섰다. 지난달 29일 합병 과정을 마무리한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6조 6000억원이다. 이는 4조원대 자기자본을 보유한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1위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미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를 넘보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IB(투자금융)부문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회장은 지난달 2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 송년의 밤' 행사에서 "한국 제일의 대형 IB로서 세상의 변화를 읽어 성장산업에 투자할 것"이라며 "창업 이래 글로벌경영을 선언한 뒤 꾸준히 펼쳐온 글로벌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래에셋대우는 통합 조직개편에서 IB사업부를 IB1부문(기업금융)과 IB2부문(프로젝트금융)으로 전문화했다. 또한 디지털금융부문과 연금부문을 독립부문으로 편제해 경쟁력을 제고했다. 이 외에도 합병을 통해 국내거점 168개, 해외거점 14개 등 업계 최대 네트워크를 보유해 초대형 글로벌IB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갖췄다.
박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창업 20주년을 맞아 다시 10년 후 미래에셋의 미래를 꿈꾸고 있다"며 "익숙한 것, 관행적인 것과 결별하고 우리의 한 걸음이 대한민국 금융의 새로운 길이 된다는 자부심을 갖고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