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왼쪽)과 장선익 이사 |
[컨슈머타임스 김종효 기자] 동국제강 장선익 이사가 주취 폭력으로 입건됐다. 아버지 장세주 회장에 대한 실형 확정에 이어 아들까지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러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용산경찰서는 26일 오후 용산구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행패를 부리며 재물을 손괴한 혐의로 장선익(34)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장 씨는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의 장남으로, 이달 2일 동국제강 과장에서 이사로 고속 승진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이사는 이날 지인 여럿과 술을 마시다 종업원과 술값 문제로 시비가 붙었다. 술집 주인과 종업원 등 피해자는 술에 취한 장 이사가 던진 물컵에 진열장의 양주 5병 등이 깨지는 등 재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장선익 이사는 경찰 조사에서 당초 혐의 사실을 부인하다 결국 인정했다.
피해를 입은 술집 주인은 장 이사의 처벌을 원하지 않았고 장 이사 역시 재물 손괴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해주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 측은 "재물손괴는 반의사불벌죄나 친고죄에 해당하지 않아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장 이사가 혐의 사실을 인정한만큼 추가 조사 없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 측과 통화를 수차례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앞서 장선익 이사의 아버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횡령 등 혐의에 대해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지난 11월 회삿돈을 빼돌리고 해외 상습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된 장세주 회장에 대해 징역 3년6개월과 추징금 14억1,894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장 회장은 회삿돈 88억원을 빼돌린 혐의 외에도 가족 명의 계열사로 급여 거래내역을 조작해 34억원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미국법인에 오가는 직원들에게 여행자수표를 챙기게 한 뒤 약 13억원을 해외 불법 반출 세탁한 혐의도 받았다.
장세주 회장과 장선익 이사 부자는 동국제강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특히 장선익 이사는 아버지 장세주 회장에 대한 실형이 확정된 지 불과 1개월만인 지난 2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사로 승진, 신설된 비전팀 팀장을 역임했다. 이는 장 회장이 장남에게 경영권을 승계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실제 장선익 이사는 장 회장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을 보좌하며 경영수업을 받을 것으로 알려져왔다.
장 회장에 대한 실형 확정으로 '오너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후계자인 장남 역시 이사 취임 한달도 안돼 불미스러운 사건을 일으키면서 동국제강의 리더십과 경영윤리는 바닥에 떨어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