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삼성' 이재용 체제 출범부터 '고난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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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삼성' 이재용 체제 출범부터 '고난 행보'
  • 김재훈 선임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12월 21일 0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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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거듭나나] 이병철-이건희 이어 '중핵' 삼성 신화 재시동
   
▲ 고 이병철 선대회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좌측부터)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선임기자] 80년전 1938년 우리 과일, 건어물을 수출하던 무역상 '삼성상회'. 자본금은 3만원에 불과했다. 당시 이병철 창업주는 척박한 대내외 환경에서 기업인의 꿈을 놓지 않았다.

이후 1953년 제일제당, 1954년 제일모직을 연이어 설립하며 빠르게 세를 불렸다. 1960년대 보험, 전자산업을 필두로 삼성그룹 외형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병철 회장에 이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980~90년대 반도체, 무선전화 사업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글로벌 시장에 존재감을 보이기 시작했다. 삼성의 '황금기'다.

삼성이 새해 2017년에 앞서 큰 골격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른바 이재용 식 '뉴삼성'이 닻을 올리고 본격 항해를 앞두고 있다.

◆ 자본금 3만원이 연 매출액 200조원…

기업인 유전자가 삼성가(家)에 대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병철 회장은 생전 요즘 말로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진다) 대가였다. 제당업을 키워 시장 독점적 위치를 차지했다가 제분업으로 슬며시 말을 갈아탔다. 제당업에서 쌓은 노하우는 정부가 지원한 유전공학, 제약산업에서 재활용(?)하는 수완을 보였다.

이후 보험, 가전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투자와 회수, 재투자를 반복하며 거부를 쌓았다. 세간에서 '돈병철'이라는 말이 회자됐다. 이익창출에 방점이 찍힌 기업, 장사 잘 하는, 돈 잘 버는 기업인의 전형이다.

이건희 회장도 궤를 같이 했다.

1987년 12월 1일 2대 회장 취임 당시 삼성 연간 매출액은 13조5000억원 규모였다. 20여 년이 지난 2012년 383조원이라는 경이적 매출을 기록한다. 시가총액은 1987년 1조원에서 2012년 303조2000억원으로 300배 이상 뛰었다.

호황 순풍에 돛을 단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200조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20조가 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국내 인원들만 수 십 만 명은 거뜬히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거대기업이다.

이병철 회장이 닦아놓은 터 위에 견고한 성을 쌓은 것이다.

이병철 회장의 손자이자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영인으로서 이제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다. 계열사별 실적 향상과 더불어 조직문화 안정에 대한 심적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백색'으로 통했던 단순기능 가전을 탈피, 자동차 산업군과의 협업을 노린 전장(電裝, 전기·전자 장치 부품) 사업에 이 부회장은 초반 힘을 쏟고 있다. 오디오 분야 전문기업 하만을 80억달러(9조3384억원)에 인수한 것이 결정적인 장면이다. 삼성전자를 선두에 세웠다.

지난달 27일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후 첫 대규모 합병이다. 해당 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추진 의지를 밝힌 징표로 해석된다.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수원 사업장에서 열린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해당 내용이 주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경영진과 임원, 해외 법인장 등이 대거 참석하는 연례 행사로 꼽힌다.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 여파가 여전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연루 의혹도 가시질 않아 분위기가 무거웠다는 후문이다.

'실용'에 무게가 실린 사업 매각을 이재용 부회장은 병행하고 있다.

프린팅 솔루션 부문을 세계 최대 프린터업체인 미국 HP(휴렛팩커드)에 10억5000만 달러(약 1조1949억원)에 넘긴 게 대표적이다.

유사한 자산·사업 매각 작전이 새해에도 속속 전개될 것으로 재계는 전망하고 있다.

   
 

◆ "사장단 인사, 해 넘길 듯"

무엇보다 이재용 부회장의 발목을 잡는 큰 문제는 통상 12월초 이뤄져온 사장단 인사가 늦춰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순실 씨 측 부당 지원과 삼성물산 합병사안이 포함된 국정조사 청문회와 특별검사 수사가 쌍끌이로 이뤄지고 있다. 분위기가 좋지 않다. 역시 주요 행사인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도 무기 연기 상태다.

그룹내 컨트롤타워를 포함한 핵심영역 '새판짜기'가 지연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재용 부회장이 진두지휘 하는 주요 사업들이 속도감을 상실할 개연성이 크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장단 인사와 관련해) 아무런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아무래도 올해를 넘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상 총수 역할을 맡자 마자 가시밭길 고난행보가 이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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