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동아아파트 84㎡에서 7년째 전세로 살고 있다. 아이들이 다 커도 이 동네를 떠날 생각이 없고 새 집에 살고 싶기도 해서 고민하다 청약을 결심했다. 84㎡로 선택할 생각이다. 투기꾼들이 싹 빠졌으니 당첨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 같아 기대가 크다." (42세 여성, 서울 서초구 잠원동)
삼성물산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 견본주택이 정식 개관했다.
지난 2일 오전 10시 서울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의 널찍한 내부는 말 그대로 한산했다.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 데다 청약 요건도 까다로워지면서 1순위 자격을 갖춘 실거주 희망자들만 견본주택을 방문했다는 게 시공사 측 설명이다. 게다가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능해 웬만큼 여유 있는 자산가가 아니고선 분양에 나서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40대 이상 연령대의 방문객이 많았다. 부모님을 모시고 온 20~30대 젊은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강남권 주민이 대다수일 것으로 분양 관계자는 파악했다. 1순위 자격이 안 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둘러보러 왔다는 사람도 간혹 있었다.
"강남쪽에서 신규 분양은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재건축 일반분양을 노리고 있다. 재건축도 확정된 게 별로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추진일정도 예정보다 늦어지는 분위기고 압구정 사업도 많이 지연되고 있어서 강남권 분양은 나오는 대로 다 도전해볼 생각이다." (57세 여성, 서울 강남구 역삼동)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는 잠원 한신 18∙24차 통합 재건축 사업이다. 지하 3층~지상 32층 6개동, 총 475가구(49~132㎡) 규모로 시공된다. 146가구(59·84㎡)가 일반에 분양된다.
단지 모형도를 통해 확인한 외관 디자인에서 참신함이 느껴졌다. 지상 최고 32층 높이의 6개동이 다각도로 배치돼 있었다. 도로쪽인 102동(59㎡)과 한강에 가까운 104동(84㎡)에 일반 분양 가구들이 모여 있다.
이 단지의 최대 장점은 역시 명문 학군과 한강변 입지다.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는 신동초등학교와 신동중학교가 500미터 거리에 있으며 한강에 바로 인접해 있어 향후 조망권을 침해 받을 우려가 없다.
몇 안 남은 강남권 신규분양 아파트라는 희소성은 한층 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긴다. 한동안 강남권에서 예정된 일반분양 물량은 많지 않다. 때문에 이 지역 노후 아파트 거주자나 전세 세입자들 상당수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4250만원 수준에 책정됐다. 분양 일정을 미뤄가며 조합원과 시공사 간 줄다리기 끝에 도출됐다.
전용면적별로 보면 59㎡(2~29층, 28가구)의 분양가는 9억9900만원~11억6100만원이며 84㎡(2~32층, 118가구)의 경우 13억7800만~15억5200만원이다.
방문객들 사이에선 가격에 대해 내심 못마땅한 목소리도 들렸다. 이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최근 입주가 시작된 바로 옆 단지 매매 시세보다 낮으면 낮았지 더 높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 거주하는 세대주만 청약 가능하다. 과거 5년 이내 다른 주택 당첨 사실이 있거나 2주택 이상 소유자는 청약할 수 없다.
거주 만족도가 높은 지역인 데다 일반분양임에도 선택 가능한 층수가 다양한 만큼 분양은 무리 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대형 물량이 많이 없다는 점은 이 지역에 대한 거주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조합원은 살던 곳에 계속 거주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대체로 여유가 있기 때문에 팔고 나가기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대형 주택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