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엔진' 그랜저 IG, 갤럭시노트7사태 재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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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엔진' 그랜저 IG, 갤럭시노트7사태 재현 우려
  • 강승만 기자 eco@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11월 28일 0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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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IG 흥행 이면①] 결함 조사중인 '세타2엔진' 탑재 설왕설래
   
 

[컨슈머타임스 강승만 기자]현대자동차 신형 그랜저(IG)가 결함 조사가 진행중인 '세타2엔진'을 탑재해 소비자 불안을 키우고 있다. 사전계약 첫날 1만5993대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하는 등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구형 모델 엔진을 그대로 채택하면서 '최고의 완성도' 구현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신형 그랜저 2.4 가솔린 모델에 탑재한 엔진은 결함이 보고된 구형 그랜저(HG) '개선 세타2.4 GDI엔진'과 출력(190ps), 토크(24.6kgf.m)가 같은 동일한 엔진이다.  

28일 국토교통부 교토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은 현대기아차 세타2엔진의 결함여부를 조사 중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자동차리콜센터에 신고된 세타2엔진결함 의심 신고는 총 125건이었다.

신고 내용은 소음·진동·시동꺼짐 등이 많았다. 해당 엔진이 탑재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자동차안전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현대차가 제출한 자료 검토 후 제작 결함 은폐의혹 등을 소명할 추가자료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련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는 선뜻 신형 그랜저 구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풀체인지 모델인 만큼 1년은 지켜보고 구매하는게 좋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갤럭시 노트7사태'를 경험하면서 제품 완성도와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경남 진해에 사는 A(41세·그랜저HG 차주)씨는 "구입 후 3년차에 접어들면서 고장 수리비만 300만원 가까이 들었다"며 "신형으로 바꾸고 싶어도 엔진과 조향장치(C-MDPS) 등 내구성과 완성도가 떨어지는 주요 구성품이 바뀐게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구매를 주저하는 이들이 많았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 '지식Q&A'에는 지난 14일 '그랜저ig 계약 망설임(ID sjwj****)'이란 문의가 올라왔다.글에는 "세타2엔진 그대로 쓴다는 것은 엔진이 깨질 위험이 항시 있다"며 "주기적으로 엔진 연소실 인젝터크리닝, 고압펌프 관리 등을 잘할 수 있다면 계약하라"는 답변이 달렸다. 

차량 구입 전후 가입하는 신형 그랜저 온라인 커뮤니티 '그랜저IG 패밀리'에도 세타2엔진이 걱정이라는내용의 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관련 글에는 "세타2엔진은 가족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입니다(ID마***)"라는 답변이 있었다.

소비자는 불안해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엔진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박상현 현대차 이사는 최근 신형 그랜저 관련 행사에서 "(미국에서 리콜한) 세타2엔진은 신형 그랜저에도 동일하게 탑재했지만 안전 신기술을 적용해 상품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박 이사는 '300~500시간 엔진 평가 내구 검증'이외의 안전 신기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설명하지 않았다.

박병일 자동차 명장은 "세타2엔진에서 실린더 긁힘, 노킹(소음), 시동꺼짐, 오일 감소 등 문제는 장기간 운행시 고온을 견디지 못한 엔진이 변형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땅이 넓어 먼 거리를 장시간 고속 운행하는 경우가 많은 중국과 미국에서 결함이 먼저 보고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으로 300~500시간 검증으로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 명장은 세타2엔진 문제가 공식화하기 전부터 정비과정에서 세타2엔진 등 GDI엔진의 결함을 발견하고 이를 분석해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엔진 내구 검증' 이외에 엔진소재 강화 등 실질적 개선이 있었는지 물음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결함이 보고 됐어도 엔진 개발에는 4~5년 이상 소요되는 만큼 현대로서도 신형 그랜저에 세타2엔진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엔진을 개선했다고 하면서 소비자에 정확한 내용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세타2 엔진은 쏘나타(YF), 그랜저(HG), K5(TF), K7(VG), 스포티지(SL) 등 현대기아차 5개 차종에 탑재됐다. 200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22만4000여대의 차량이다.

앞서 현대차는 '세타 엔진'이 장착된 자동차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미국에서만 리콜을 실시했다. 국내에서 형평성 논란이 일자 현대차는 뒤늦게 '세타2 엔진'이 장착된 차량의 엔진 보증 기간을 기존 5년 10만㎞에서 10년 19만㎞로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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