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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오경선 기자] 오리온과 매일유업이 인적 분할 결정 후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앞서 현대중공업과 크라운제과도 회사 분할 공시 직후 주가 급등세를 나타냈다. 사업구조 개편으로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큰 점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오리온 주가는 전날 대비 3.09% 오른 7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매일유업도 4.48% 상승한 4만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오리온은 회사를 자회사 지분 관리와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투자사업 부문과 음·식료품 제조∙가공∙판매를 담당하는 식품사업 부문으로 인적분할한다고 지난 22일 장 마감 후 공시했다. 분할 존속회사 명칭은 오리온홀딩스(가칭), 분할 신설회사는 오리온(가칭)으로 정해졌다.
매일유업도 같은 날 자회사 지분의 관리 및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지주회사 매일홀딩스와 유가공제품의 개발∙생산, 판매, 상품 수입판매 등을 담당하는 매일유업으로 인적분할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회사 분할 결정이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탤 것으로 분석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의 이번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분할된 각 회사는 책임경영체제 확립으로 부문별 운영 효율성이 개선되는 등, 보다 전문적이고 적극적인 경영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여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유업은 그간 본업의 실적이 호조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자회사의 수익성이 부진해 전체 실적 및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었다"며 "인적분할 이후 자회사로 인한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되면 본연의 기업가치가 증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인적분할 이후 두 회사의 시가총액의 합이 분할 전보다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며 "오리온은 대주주가 보유하게 되는 지주회사 지분 확대 가능성으로 분할 이후 신설회사의 가치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중공업도 지난 15일 장 마감 후 회사 분할 결정을 공시해 주가가 급등했다. 현대중공업 주가는 지난 15일 14만6500원에서 이날 15만5500원으로 6.14% 상승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주가는 분할이 시행될 때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인적분할 결정은 반짝 주가 상승 요인에 그친다는 시각도 있다.
크라운제과의 경우 지난달 21일 식품사업부 분할 및 지주사 체제 도입을 발표했다. 당일 주가는 2만9650원에서 같은 달 25일 3만4400원으로 16% 급등했지만 이후 하락세다. 23일 2만8800원에 거래를 마쳐 인적분할 발표 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2.9% 떨어졌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크라운제과는 자회사 해태제과식품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데 '허니버터칩' 기저효과로 올해 실적이 좋지 않아 주가가 빠지던 상황"이라며 "인적분할 이벤트로 단기적인 주가 상승이 있었지만 특별한 변동 사항이 없다면 분할기일 이전까지 주가는 계속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