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깡패'(?) 퀄컴, 지위 남용 '패널티'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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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깡패'(?) 퀄컴, 지위 남용 '패널티' 받나
  • 안은혜 기자 aeh629@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12월 15일 0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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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공정거래법상 문제"…퀄컴 "특허 비즈니스 합법적"
   
 

[컨슈머타임스 안은혜 기자] 국내서 20년 간 특허 관련 수익을 내오던 세계 최대 모바일칩업체 퀄컴의 영업행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퀄컴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부당하게 로열티를 받았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유권해석과 그에 따른 '패널티' 부과가 임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 LG등 협업관계에 있는 업체들은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사용료 하락을 내심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퀄컴, 韓 연간 1조5000억 로열티 수익

퀄컴은 지난 1985년 미국 샌디에이고에 설립된 무선 전화통신 연구∙개발 기업이다. 주로 특허관련 로열티를 받아 수익을 낸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자체 개발한 스냅드래곤 프로세서가 탑재된다.

퀄컴은 1996년 이동통신 기술의 하나인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를 세계 최초로 통신시장에 상용화 했다. CDMA는 통신시장에서 누구나 쓸 수밖에 없는 '표준특허'다. 퀄컴은 이 CDMA 활용권을 제조권, 판매권, 사용권 등 3가지로 구분했다.

전 세계 고객사는 각 권한을 부여 받아 일정 비율의 로열티(수수료)를 퀄컴에 지급하는 구조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공정위는 퀄컴이 칩셋 제조업체에 특허 사용권을 부여하지 않고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로부터 특허 로열티를 지나치게 많이 받은 관행 등을 문제 삼았다.

인텔 등 칩셋 제조업체는 제조권∙판매권을 부여 받아 비교적 저렴한 통신칩 기준으로 로열티를 지급한다. 반면 국내 삼성전자, LG전자 등 스마트폰 업체들은 스마트폰의 가격 기준으로 최대 5%의 로열티를 퀄컴에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조사들이 퀄컴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연간 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 같은 퀄컴의 영업 전략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라고 판단한 것. 공정위 ICT전담팀은 조사를 통해 퀄컴이 표준특허에 다른 특허를 끼워팔고 고객사의 특허를 무상으로 사용한 행위 등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 관계자는 "퀄컴을 비롯해 주요 핵심 특허기술 개발 업체들은 약 3500조원 규모의 모바일 시장을 창출했다"며 "하지만 이들 중 상위 5개 기업의 특허 로열티 수익은 전체 시장 규모의 0.3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퀄컴의 특허권 부여 관행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이동통신업계의 성장을 촉진한 합법적이고 경쟁친화적인 활동이라며 "퀄컴의 비즈니스 행위는 합법적"이라고 반박했다.

퀄컴은 상용화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지난 30년 간 47조원 규모의 연구개발(R&D)에 투자했고, 특허 기술 개발 업체들이 위험을 감수해 시장을 만들어냈으니, 그에 따른 수익 확보행위는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 공정위 시정명령 시 국내 제조사 이득?

공정위와 퀄컴의 싸움에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는 눈치만 보고 있다.

국내 업체가 만드는 스마트폰 대부분에는 퀄컴의 칩셋이 장착돼 있다. 때문에 퀄컴에 대한 의존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 판결이 나면 퀄컴은 시정명령 또는 1조원 규모의 과징금 등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퀄컴은 한국과 중국에서 한 차례씩 과징금 처분을 받기도 했다. 퀄컴이 걱정하는 것은 시정명령이다.

인텔 등에도 사용권을 부여하라는 시정명령을 받는다면 인텔 칩셋을 사용하는 스마트폰 제조사는 굳이 퀄컴에 로열티를 지급할 필요가 없어진다. 국내 제조사는 해당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되는 셈.

업계 관계자는 "과징금의 규모보다도 시정조치로 인해 삼성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이 받게 될 이익이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퀄컴코리아 관계자는 "(공정위와)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 업데이트 된 내용이 현재는 없다. 중간 과정에 대해서도 들은 바가 없다"면서 "어느 정도 (제재 여부 결정이) 끝나야 본사에서도 커뮤니케이션 후 입장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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