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코리아 前총괄대표 검찰 출석…"서류 조작 몰랐다"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의혹 수사를 진행하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5부(최기식 부장검사)는 독일 본사 임원을 20일 불러 조사했다.
이날 검찰 출석한 독일 본사 트레버 힐 아우디 전략 프로젝트 부문장은 지난 2007∼2012년 폭스바겐 한국법인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 대표 겸 아우디 부문 사장을 지냈다.
당시 배출가스 조작 문제가 드러난 '유로 5' 적용 차량 수입·판매 업무를 총괄했다.
힐 부문장은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으나 수사 결과에 따라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폭스바겐 수사 시작 이래 독일 본사 인사가 출석한 것은 지난달 21일 인증 담당 임원 S씨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S씨는 피의자 전환 가능성이 없는 단순 참고인이었다.
이날 오전 9시 50분께 검찰청사에 도착한 힐 부문장은 "아우디의 직원으로서 한국 검찰과 당국에 성실히 협조하고자 조사에 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근무할 때 유로5 차량의 소프트웨어 조작 사실을 알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검찰에서 설명하겠다고 답했다.
각종 인증서류 조작에 본사의 개입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런 답변은 기존 회사 주장과 상통하며 고의적인 조작 사실을 본사 측이 지시하거나 묵인하지 않았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당시 환경부는 폭스바겐 유로5 차량에서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이 과다 배출되는 사실을 파악하고 해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폭스바겐코리아 측이 자료 제출 거부 등 비협조로 일관해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힐 부문장은 "당시 환경부에 협조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의혹은 결국 작년 9월 미국에서 처음 공개돼 세계적인 파장을 불렀다.
2010년부터 5년간 자행된 소음·배출가스·연비 시험인증서 조작, 미인증 차량 수입 등 여러 불법 행위의 본사 관여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앞서 검찰은 시험성적서 조작의 실무작업을 한 폭스바겐코리아 인증담당 이사 윤모씨를 구속기소 했다. 또 일부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을 역임한 박동훈 르노삼성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요하네스 타머 폭스바겐코리아 총괄 대표와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도 조사를 받았다.
박 전 사장과 타머 대표 등은 불구속 기소 전망이 우세하다. 힐 부문장 역시 앞의 사례와 재판 출석 가능성 등을 두루 고려해 벌금형으로 약식기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