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대출 '중단' …내 집 마련 어려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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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대출 '중단' …내 집 마련 어려워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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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발표에 실구매자들 '불만'…은행권도 '혼란'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 힘들어졌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금자리론' 취급 중단을 발표하는 등 대출을 위한 요건이 훨씬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은행권뿐만 아니라 제2금융권에서도 주택 구매를 위한 '집단대출'이 모두 막혀버렸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한 정책이 투기꾼이 아닌 실수요자와 서민들에게 더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 당장 집 구해야 하는 사람들 '불편 호소'…"고위험성 부채 증가할 수도"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까지 대출규제가 시행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주택을 구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14일 '보금자리론 대출대상 요건 변경 안내'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공지에 따르면 대출 요건은 오는 19일부터 올해 말까지로 강화하고 3억원 이하의 주택에 대출한도를 1억원 이하로 줄였다.

기존에는 특별한 기한도 없었고 주택가격은 9억원, 대출한도는 5억원까지 가능했다.

또한 자금 용도는 구입, 보전, 상환 용도에서 구입용도만 가능하게 바뀌었고, 연소득도 부부합산 6000만원 이하로 제한됐다.

가장 큰 문제는 5억에서 1억 이하로 대출한도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서울 시내 주택 가격이 싼 곳도 2억 중후반에서 3억원을 호가하는 시점에서 실질적으로 집값의 30%~40% 수준밖에 지원이 안 되는 셈이다.

서울시내에서 3억원짜리 집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목돈을 2억원 이상 준비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또한 이 돈은 올해 안에 마련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정책 발표에 지금 대출을 받아 집을 구하는 실수요자들은 큰 피해를 입게 됐다.

19일부터 당장 실행되는 것이라 은행에서 기존 대출을 심사하고 집행할 여유는 17, 18일 2일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2금융권 또한 이에 맞춰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그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달 31일부터 농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회사로부터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는 한도가 담보가치 대비 최대 15% 줄어들기 때문이다.

결혼을 앞두거나 올해 안 내 집 마련을 준비하던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이번 발표에 대출 기회가 완전히 사라지게 된 셈이다.

그에 대한 불만은 고스란히 은행 대출 담당 직원이 받게 된다. 발표 후 2일간 지속적인 문의 전화에 대출 서류 심사로 정상적인 업무가 진행되지 못했다는 말들이 은행권 곳곳에서 속출했다.

당장 19일부터 규제가 시행되면서 과도한 업무가 은행 대출 담당자들에게 몰리게 된 것이다.

한 은행권 전문가는 "가계대출을 증가세를 줄이기 위한 '강력한' 방법으로, 규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순간적으로 가계대출이 감소하는 효과는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1, 2금융권에서 가계대출을 제한하면 대출이 꼭 필요한 사람들은 결국 '위험성 높은 대출'로 이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실질적 가계부채 증가세는 감소하더라도 음성적인 대출이 늘어나며 서민경제의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근시안적인 대책은 결국 더 큰 피해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주택대출 등 서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장기적으로 고려를 하면서 부작용을 줄여가며 서서히 진행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이번 발표가 예상은 됐지만 시기가 너무 갑작스러워 많은 문의로 업무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지금 당장 집을 구하기 위해 준비한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염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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