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오경선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하거나 보급한 기업에 3조원 넘게 투자하고 일본 전범 기업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공단의 '투자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6월말 현재 가습기 살균제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낳은 영국 옥시레킷벤키저 주식 지분율이 0.18%으로 평가금액기준으로 약 145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를 가장 처음 만들어서 보급한 SK케미칼 주식 지분율은 13.1%에 달하고 이는 약 2305억원 규모다.
국민연금은 이마트, GS리테일, 롯데쇼핑, 홈플러스 등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들에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으로 총 3조1142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총 4400여명에 이르고 사망자는 900명이 넘는다.
남인순 의원은 "국민의 연기금을 운용하는 기관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남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일본 전범 기업 투자도 지난 2013년 말 51개 기업 6008억원에서 2014년 말 74개 기업 7646억원으로 늘었고, 2015년 말에는 77개 기업 9315억으로 증가했다.
6월말 현재 국민연금은 일본 전범 기업 72곳에 88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전범 기업이라고 무조건 투자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성 등을 고려해 투자한다고 국민연금은 주장하고 있으나 투자수익도 저조하다고 남 의원은 지적했다.
국민연금 평가손익을 살펴보면, 도요타(TOYOTA MOTOR CORP) -279.1%, 건설중장비 업체인 고마쓰 제작소(KOMATSU LTD) -127%, 니폰제강&스미토모금속(NIPPON STEEL&SUMITOMO METAL) -72.1%, 구보타(KUBOTA CORP) -65%, 파나소닉(PANASONIC CORP) -60.5%였다.
심각한 수준의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6월 말 현재 투자수익이 마이너스인 전범기업은 40개로 55.5%에 달한다.
남 의원은 "평가손실이 클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고,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며 한반도에 위협적인 일본 전범 기업에 국민연금이 투자해온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사회책임투자 원칙에 따라 엄격한 투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과 같이 사회적 위해를 끼친 기업과 전범 기업에는 투자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