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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회전율 11년여 만에 최저
은행 예금회전율이 11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득이 늘지 않는 가계는 부채의 이자 부담 등으로 소비 여력이 없고 기업은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춰도 자금이 돌면서 신용을 창출해내는 효과가 갈수록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한국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20.3회로 집계돼 지난 6월 22.3회보다 2회나 낮아졌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지난 2005년 2월 18.1회를 기록한 이후 11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예금회전율은 월간 예금지급액을 예금의 평균잔액으로 나눈 것이다.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에 맡긴 예금을 인출해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지난 2010년 34.8회였던 회전율은 2011년 34.2회, 2012년 32.7회, 2013년 28.9회, 2014년 26.7회로 5년째 낮아졌다.
예금회전율의 하락은 한국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유동성을 확대 공급해도 주로 은행에 예금할 뿐 이를 꺼내 쓰지 않는 현상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시중통화량(M2∙광의통화)은 2352조2451억원(평잔∙원계열)으로 작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예금은행의 총예금(말잔)은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해 지난 6월 1200조900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통화 유통 속도는 올 1분기 0.71에 그쳐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본원통화의 통화량 창출 효과인 통화 승수도 지난 4월 16.9로 역대 최저였다.
한은은 작년말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이하로 완화된 금융여건이 자산시장 이외의 실물경제를 개선하는 효과는 뚜렷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민간 소비 증가율이 낮은 수준이고 설비투자 증가세도 제한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의미다.
인구구조 변화, 높은 가계부채 비율 등 구조적 제약요인과 신흥시장국 경제의 성장 둔화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등으로 금리 인하의 실물경제 파급 효과가 과거보다 약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