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한진해운 자구안, 실효성 있는 건 4000억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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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한진해운 자구안, 실효성 있는 건 4000억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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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한진해운 자구안, 실효성 있는 건 4000억 수준"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한진해운의 추가 자구계획에 대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실효성 있는 것은 4000억원 수준"이라며 "기존 자구안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26일 밝혔다.

산업은행 구조조정부문 정용석 부행장은 이날 긴급 백브리핑을 열고 한진해운이 전날 제출한 자구계획의 내용을 공개했다.

자구안에 따르면 한진그룹과 한진해운은 부족자금 조달 방안으로 우선 대한항공이 2차례 2000억원 유상증자를 하는 형태로 총 4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한항공이 이미 보유한 지분에 대해서는 무상감자를 할 계획이다. 이 효력이 11월 초순께 발생한 이후 유상증자를 진행하게 되므로 유상증자 시기는 12월 초순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2000억원의 유상증자는 내년 7월께 진행하겠다는 게 대한항공 측 계획이다.

한진은 유상증자 이전에 자금을 대여하는 것은 법적 제약으로 인해 불가능하다며 올 12월 유상증자를 하기 전까지는 한진해운의 부족자금을 채권단에서 지원해 달라는 뜻을 보였다.

4000억원 외에 한진 측은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지원은 '조건부'로 이뤄진다.

대한항공이 지원하는 4000억원에 채권단의 자금 지원을 더하고도 부족한 부분이 생긴다면, 그때 협의해서 그룹 계열사나 조양호 회장의 개인적인 유상증자 등으로 추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정 부행장은 "실사 결과 한진해운의 부족자금은 일반적인 수준에서는 올해 8000억원과 내년 2000억원 등 총 1조원 수준이고, 나쁜 케이스에서는 1조3000억원까지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수준에서 보더라도 대한항공의 4000억원 지원 외에 채권단이 6000억원을 지원해 줘야 하고, 그래도 모자라면 1000억원을 한진에서 지원하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진에서 4000억원을 지원하면 채권단이 6000억원을 대야 하고, 그마저도 이런 구조라면 채권단이 먼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진 측은 대한항공 보유 영구채 2200억원에 대해 출자전환·기한연장을 하거나 이자를 조정해 부담을 덜어주고, 미국 소재 국제터미널의 채권 600억원을 매각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정 부행장은 "사실상 자구안 가운데 1000억원은 예비적 성격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은 4000억원뿐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이것이 한진 측의 최종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정 부행장은 이날 오후 열리는 채권금융기관 실무자 회의에서 이를 공유한 뒤 '자율협약을 이어가고 신규 자금을 투입해 정상화 작업을 계속하겠는지'를 묻는 안건을 부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어 30일까지는 채권기관들의 의견을 받아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안건에 대해 채권단의 지분율을 기준으로 75% 이상이 동의하지 않으면 안건은 부결된다.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된다. 협약채권 가운데 산은의 의결권은 60%다. 사실상 산은이 동의하지 않으면 지원은 이뤄지지 않는다.

정 부행장은 "지금 산업은행의 입장을 말씀 드리기는 곤란하다"며 "우리의 입장을 채권단에 일방적으로 전하기보다는, 각 기관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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