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느냐 사느냐" 韓 캐주얼 브랜드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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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느냐 사느냐" 韓 캐주얼 브랜드 '분수령'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3월 07일 14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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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등 'SPA 공룡'에 밀려 고전 "차별점 찾는 게 과제"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MK트렌드·지오다노·코데즈컴바인 등 캐주얼 업체들이 국내 시장의 장기 불황 속 생사 기로에서 재도약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유니클로 등 제조·유통일체형(SPA) 브랜드에 밀려 사라지거나 브랜드 정통성을 지켜내며 생존하거나 중대 분수령에 서있는 셈이다.

◆ SPA에 밀려 설 자리 좁아진 캐주얼 브랜드 재편

7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SPA브랜드의 선풍적 인기 속에 설 자리를 잃은 국내 캐주얼 브랜드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LF는 여성 영캐주얼 '질바이질스튜어트'와 이탈리안 캐주얼 '일꼬르소'를 백화점에서 철수하기로 지난 1월 결정했다. 수익성 악화에 따른 조치다.

대신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성통상은 1990년 론칭한 캐주얼 브랜드 '유니온베이'의 라이센스 계약 종료를 선언, 브랜드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올 하반기 안에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대신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자체 SPA브랜드 '탑텐'에 힘을 실어줄 방침이다.

한때 2000억원 매출 규모를 자랑하며 국내 캐주얼 시장을 리드했던 코데즈컴바인은 지난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과정 중 속옷전문기업 코튼클럽에 인수됐다.

시장 퇴출 위기를 넘기고 회생 기회를 잡은 셈이다.

코데즈컴바인은 지난해 영업손실 208억5986만원을 기록, 4년 내리 적자를 지속한데다 매출액은 전성기와 비교해 10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4년 연속 영업손실로 코스닥 시장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추가됐다.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 자동 상장 폐지된다.

코데즈컴바인은 경영난으로 중국 종속회사 영업활동도 전면 중단했다. 새 주인을 만난 만큼 올해를 기점으로 재기를 위해 속도를 낼 전망이다.

베이직하우스도 7년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SPA 대응 차원에서 시행했던 베이직하우스 브랜드 리뉴얼 실패, 적자 브랜드 철수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 신규 브랜드 론칭 비용 등으로 실적이 악화된 탓이다.

베이직하우스는 적자 점포를 정리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TBJ', '앤듀(ANDEW)', '버커루(BUCKAROO)', 'NBA' 등을 전개하는 캐주얼 의류 전문기업 MK트렌드는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됐지만 매출은 소폭 늘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3억47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2.0% 감소했다. 엠케이트렌드는 지난해 앤듀 매장 12개, TBJ 매장 7개를 정리하는 등 부실 점포 정리에 나섰다.

같은 기간 매출은 2896억8800만원으로 10.9% 늘었다. 중국 시장에서 급성장중인 농구브랜드 NBA가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엠케이트렌드가 NBA에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다.

NBA의 지난해 중국 매출은 전년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2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엠케이트렌드는 올해 안에 중국 NBA 매장을 16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2013년 초 중국기업으로 넘어간 인터크루는 국내 복고열풍을 딛고 올해를 기점으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인터크루는 '응답하라 1998'에서 언급될 정도로 한때 '패션 피플'들 사이에 인기를 끈 고급 브랜드로 국내 역사만 30년이 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중저가 브랜드로 굳어졌고 주된 유통망도 백화점에서 마트∙아울렛 등으로 바뀌었다.

이곳 관계자는 "올해 스트릿패션을 즐기는 1020세대에 다가가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상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으며, 홈페이지 또한 리뉴얼 중"이라고 설명했다.

◆ "SPA와 뚜렷한 차별점 찾는 게 급선무"

올해 재기에 성공하지 못하면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찾기 어렵다는 내부 위기감이 바탕에 있다.

국내 시장에서 젊은 층을 상대로 인지도를 확대한 이후 이를 기반으로 중국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지오다노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대세 배우' 유아인을 모델로 기용, 이미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오다노 콘셉트' 등 대형 매장 출점으로 SPA 대항마를 만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PA 의류와 큰 차이는 없지만 가격대나 유행을 타는 속도가 SPA에 밀리면서 국내 캐주얼 브랜드들의 입지가 애매해 졌다"면서 "국내시장에서 SPA와 비교해 뚜렷한 차별점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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