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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광윤사 대표이사 취임…신동빈 등기이사 해임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광윤사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등기이사직에서 해임하고 본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 일본 도쿄에 위치한 광윤사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본인 주도로 주주총회를 열어 신동빈 회장에 대한 등기이사 해임안을 상정, 통과시켰다.
아울러 신동빈 회장을 대신할 새로운 등기이사로 이소베 테츠 씨를 선임했다. 이소베 테츠 신임 이사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서로서 20년 넘게 신 총괄회장을 보필한 인물이다.
신 전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 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서 해임하려다 실패한 뒤 3개월 만에 반격에 나서면서 롯데가 경영권 분쟁이 '2라운드'에 본격 접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광윤사는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비상장법인이다.
광윤사 정관상 이사직 해임 및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은 '의결권을 가진 주주의 과반 출석 및 출석한 주주의 과반 찬성'을 충족하면 통과된다.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 지분 50%와 본인이 회장으로 있는 장학재단 지분 0.08%를 확보하고 있어 이 같은 과반 요건을 만족한다.
신 전 부회장은 주주총회에 이어 곧바로 이사회를 열고 본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직전까지 광윤사 대표이사는 신격호 총괄회장이었다.
이와 함께 신격호 총괄회장의 광윤사 지분 1주를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매각하는 거래에 대한 승인도 이뤄졌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광윤사의 과반 지분 '50%+1주'를 확보한 동시에 대표이사에 선임됨으로써 광윤사와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광윤사는 롯데홀딩스에서 지분 28.1%를 가진 단일 최대주주다.
광윤사의 나머지 지분은 △ 신동빈 회장 38.8% △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신동빈 회장 모친) 10% △ 신격호 총괄회장 '0.8%-1주' △ 장학재단 0.08%로 구성돼 있다.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이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지분율에 크게 못 미친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광윤사 이사에서 해임돼도 그룹 경영권에 아무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광윤사가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이 28.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일 롯데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이 △ 광윤사 28.1% △ 종원원지주회 27.8% △ 관계사 20.1% △ 투자회사 LSI 10.7% △ 가족 7.1% △ 임원지주회 6.0% △ 롯데재단 0.2% 등으로 나뉘어 있다.
그러나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우호지분으로 여기는 종업원지주회가 언제든 지지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종업원지주회가 향후 경영권 분쟁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이미 종업원지주회에 대한 공략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는 주총과 이사회가 끝난 뒤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를 통해 "이제부터 저는 광윤사 대표이자 절대적 주주로서 광윤사의 롯데홀딩스 지분 28.1%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했다"며 "최대주주 자격으로 롯데의 문제를 바로잡고 개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측은 "종업원지주회나 임원지주회는 누가 롯데를 잘 이끌어갈지를 보고 지지를 결정한다"며 "신동빈 회장의 경영 능력을 보고 판단한 것이기 때문에 우호지분은 견고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