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방식 논의기구 구성 '무산'
[컨슈머타임스 박정수 기자] 새누리당이 내년 20대 총선에 적용될 후보자 공천 방식을 결정하는 특별기구 구성을 추진했으나 합의하지 못했다.
5일 새누리당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공천방식 논의를 위한 특별기구 구성안을 올렸지만 의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 구성을 놓고 계파 간 이해가 충돌한 탓이다.
회의 참석자들은 위원장과 위원에 누가 포함되느냐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어느 계파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느냐가 공천의 희비를 가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양측 모두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간 것이다.
관례상 위원장은 국민공천제태스크포스 위원장인 황진하 사무총장이 당연직으로 맡아야 한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계는 새 판을 짜기 위해 김태호·이인제 최고위원 등 현직 최고위원 중에서 임명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측은 황 사무총장이 친박계이긴 하지만 국민공천제 TF의 인원 구성을 최대한 유지하고자 황 사무총장이 당연직 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요구했다는 전언이다.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 위원장은 관례대로 황 사무총장이 맡되, 나머지 위원들은 새로운 인물을 많이 포함하는 절충안이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
당연직 위원으로는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 전·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인 정문헌 이학재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홍 1부총장과 정문헌 의원은 비박계로, 박 2부총장과 이학재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된다.
나머지 위원으로는 친박계의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대통령 정무특보인 김재원 의원, 김태흠 의원과 비박계의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 김성태·박민식 의원 등이 꼽힌다.
이런 가운데 친박계는 김 대표가 요구하는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통한 상향식 공천에도 정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총선 공천에 적용할 일반 국민과 당원의 여론조사 반영 비율과 관련해 "국민 여론조사 50% 대 당원 여론조사 50% 아니냐"며 "중요한 건 그 선에서 (하되), 조정이 필요하면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총선 공천 여론조사에서 당원과 일반 국민의 비율을 1:1로 하는 현행 당헌과 당규를 준수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친박계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보이는 원유철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현 당헌·당규를 근본으로 하는 토대 위에서 상향식 공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개혁공천을 어떻게 할지 논의할 것"이라며 "근본 토대는 기준이 현행 당헌과 당규"라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상향식 공천의 취지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도 상향식 공천"이라고 못박았다.
전략공천을 일부 변용한 하향식 '우선공천제'도 현행 당헌과 당규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김무성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현행 당헌과 당규에 있는 우선공천제는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우선공천에 전략공천 소지가 있다는 기자들의 의견에 "그래서 안전책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