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검찰 출두…포스코 비리 부인
[컨슈머타임스 이수영 기자] 포스코 협력사 특혜 의혹에 연루된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5일 오전 10시25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이 전 의원은 포스코의 협력사 특혜 의혹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내가 왜 여기 와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고 왔다. 물어보는 말에 대답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포스코가 특정 협력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데 관여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습니다"라고 부인했다.
협력사가 챙긴 이익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쓰인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절대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
보좌진의 부축을 받으며 청사로 들어온 이 전 의원은 다시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심경이 어떠냐는 질문 등에는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 전 의원이 검찰에 소환된 건 2012년 이후 3년 만이다.
앞서 이 전 의원은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2012년 7월 구속기소됐다. 이후 작년 6월 징역 1년2개월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확정 판결 전 수감기간이 형기를 채웠기 때문에 이 전 의원은 2013년 9월 만기 출소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의 측근 박모씨가 실소유한 업체 티엠테크 등이 포스코로부터 일감을 특혜 수주한 단서를 잡았다.
2008년 말 설립된 티엠테크는 이듬해부터 포스코로부터 제철소 설비 관리 업무를 집중적으로 유치했다. 이 전 의원의 포항 지역 사무소장이던 박씨는 이 업체의 대주주로 있다.
검찰은 박씨가 티엠테크로부터 받은 배당수익 등이 2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상당액은 이 전 의원의 포항 지역구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사용되는 등 특혜 수주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이 전 의원 측에도 흘러간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포스코의 현안이었던 신제강공장 건설 중단 문제를 해결해 준 대가로 포스코가 티엠테크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2009년 국방부와 군이 고도제한 문제로 신제강공장 건설 사업을 중단시키자 이 전 의원은 갈등 조정에 나섰다. 결국 2011년 공장 건설이 다시 시작됐다.
아울러 정준양 전 회장이 2009년 포스코그룹 회장으로 선임되는 과정에 이 전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사실로 밝혀지면 티엠테크 특혜 수주가 대가성 거래였다는 게 확인된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을 상대로 티엠테크의 일감 수주와 신제강공장 건설 재개, 정 전 회장의 선임 등이 상관관계가 있었던 게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의 신제강공장 현안 해결과 티엠테크 일감 수주 사이에 명확한 대가관계가 성립하면 수뢰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가관계가 분명하지 않더라도 이 전 의원 측에 불법적 이득이 제공된 것으로 보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살펴볼 방침이다. 이득액이 크다고 판단하면 이 전 의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