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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삼' 무료 투어버스 |
[컨슈머타임스 진보현 기획취재위원] 강원랜드는 강원도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다음달 18일까지 정선, 태백, 영월, 삼척지역(정․태․영․삼) 명소를 관광할 수 있는 무료 투어버스를 운행한다.
강원랜드에서 출발하는 무료투어 버스는 홀수날에 정선, 영월을, 짝수날에 삼척과 태백지역의 명소들로 안내한다.
정선5일장이 서는 2일, 7일, 주말에는 '정선시장'의 정취 속 '정선 아리랑' 장터공연과 '한반도 지형', '청령포'를, 다른 날짜에는 '만항재', '삼탄아트마인', '고한시장'을 찾아 볼 수 있다.
짝수날 '삼척, 태백 한나절 나들이 버스'에 오르면 열차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하이원 추추파크'를 비롯해 '장호어촌체험', '태백황기시장'을 볼 수 있다.
정선5일장, 오감(五感)이 즐거운 곳

태백산맥줄기 중앙에 위치한 정선은 예로부터 높고 깊은 산들이 많은 첩첩산중의 고을이다.
이곳에 50여년의 전통을 이어온 전국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 정선5일장이 있다.
정선아리랑의 정겨운 가락과 함께 시골 인심과 산 내음이 넘치는 곳이다.
심산유곡에서 직접 캐낸 각종 나물들과 산열매들이 즐비하다.
깊은 산속 식물채집 전시관 같다.
벌나무, 옥수수, 더덕, 취나물, 곤드레, 표고버섯, 오미자, 야관문, 머루, 황기.
모두 신토불이 상품들이다.
직접 맛보고 느끼다 보면 정선5일장은 마음속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한적한 것, 옛 것, 힐링의 대상으로 다가온다.
정선5일장에 나오는 산속 먹거리가운데는 특히 곤드레와 더덕, 황기가 유명하다.
갓 캐낸 더덕을 그 자리에서 직접 손질하는 할머니의 칼질은 신기하다. 전통시장에서만 느낄수 있는 맛과 인심이다.
TV 프로그램 '삼시세끼' 정선 편으로 유명해진 야관문차(茶)는 허브와 유사한 향을 갖고 있다. 마시면 몸이 개운해지고 정신이 새로워진다. 역사속 선조들의 지혜가 묻어난다.
시장 옆 자그마한 야외 공연장. 그곳에서 구성지게 불러지는 '정선 아리랑' 가락은 시장 구경에 지친 다리를 쉬게 한다.
"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봉 팔만 구암자 유점사 법당 뒤에 칠성단도 두모고~" 세 명의 여성 명창이 구성지게 한자락 뽑아낸다. '정선 아리랑' 가락에 귀를 맡기면 어느새 정선의 향취가 온몸에 가득해져온다. 입이 즐겁고 귀가 행복한 장날이다.
여흥을 돋우는 가락 뿐인가. 요즘은 여기에 현대식 음악합주가 어루러져 더 빛을 낸다.
다다미, 나무통, 밥그릇, 국그릇, 물 항아리에 띄운 표주박 등. 모든 물건이 악기로 둔갑한다. 정선식 난타 퍼포먼스요 전통 오케스트라인 셈이다. 눈빛만 마주쳐도 저절로 어깨가 들썩거린다.
장터 구경끝에는 역시 먹거리 탐방이 가장 기대되는 대목이다.
메밀로 만든 '콧등치기 국수'와 옥수수로 만든 차가운 '올챙이국수', 배추전, 메밀전병, 수수부꾸미는 시장 내 어느 식당에서나 맛볼 수 있는 대표 메뉴다. 70대 할머니가 땀흘리며 비벼내는 "올창구(올챙이국수)"와 부꾸미는 열명이상 줄을 서야 먹을수 있다. 서울에서 전화배달이 밀려 물량대기가 힘겹단다.
찰지고 쫀득한 문어구이, 먹음직스런 전통 찐빵도 가격대비 만족스런 간식 아이템이다.
한반도 지형 (선암마을 옆)
영월의 볼거리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선암마을의 '한반도 지형'이다. (형태가 한반도를 꼭 빼닮아 붙여진 이름)
군데군데 깔린 나무 데크를 따라 '한반도 지형 전망대'를 향해 10여분을 오르다 보면 감춰진 보물을 발견하는 듯한 신비가 눈앞에 펼쳐진다. '한반도 지형'이다.
동강이 휘돌아 나가면서 수백년 세월을 침식과 강우가 만나 빚어낸 걸작이다. 어쩌면 그렇게 한반도를 꼭 빼닮았는지 사람들은 전망대에서 내려올줄을 모른다. 영월의 첩첩산중, 서강(西江) 한가운데 한많은 국토의 축소판이 자리해 있다.
전망대 아래로 펼쳐지는 백두대간의 경치, 그와 더불어 한반도 동고서저 지형의 입체감과 한반도 토끼 꼬리부분까지 너무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 옛날 정선 아리랑의 애틋한 사랑을 실은 뗏목은 서강을 흘러 남한강까지 유유히 흘러갔다. 바람따라 세월따라 그렇게 도착한곳이 지금의 한강어귀였을 것이다. 산은 옛산이로되 물과 인간은 영원할수 없는 세상의 이치를 침묵으로 말해주고 있다.
'한반도 지형' 오른편에 있는 선암마을에서는 이 뗏목 체험을 할 수 있다. 비록 한강까지는 가지 않지만, '한반도 지형' 주변을 돌며 지형의 설명과 재미있는 유머로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영월 청령포

조선 왕조 비운의 왕 단종의 유배지로 유명한 '청령포'.
문종의 아들 단종이 12살(1452년) 어린 나이에 즉위하였으나 숙부인 수양대군(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1457년 이곳으로 유배되었다.
단종의 눈물이 서강이 되어 동, 남, 북 삼면을 휘감고 흐르는 듯한 '청령포'...
어린 임금이 처했던 현실만큼이나 험준한 '육육봉'의 암벽이 솟아있는 이 곳은 나룻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출입할 수 없는 육지 속의 섬이다.
'청령포' 전체를 지키듯 장엄히 서 있는 수백그루의 금강송 대부분이 단종 어소를 향해 굽어 있다. 어린 임금을 향한 자연의 정성으로 회자되고 있다.
엄흥도는 당시 영월 호장(향리의 우두머리)이었다. 서슬퍼렀던 왕조시대에 후환을 무릅쓰고 단종의 시신을 수습했던 의리남이다.
신하도, 백성도 지켜 주지 못한 단종. 사람들이 못다 한 충절을 지키기라도 하듯 단종의 어진을 향해 담을 넘어 굽어 들어간 소나무들의 정절만이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청령포'의 으뜸은 천연기념물 '관음송(觀音松)'이다. 600년 풍상을 견디어 온 자태는 위엄이 넘친다.
유배된 단종의 모든 모습을 보았으리라(觀), 때로는 오열하는 소리를 들었으리라(音)
관음송(觀音松)이라는 이름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다.
비틀어진 가지마다 단종애사가 담겨져 있다. 단종은 한양이 그립고 세상이 원망스러울때마다 관음송 갈라진 그루 사이에 나와 하염없이 앉아 있었다고 전해온다. 단종의 유일한 말동무가 아니었을까.
곧게 솟은 웅장한 관음송 앞에 서서 여러 상념에 잠기게 된다.
관음송 뒷편 어귀에는 도성에 두고 온 왕비 송씨를 그리워하며 쌓았다는 돌탑이 아직도 그대로다. 왕궁을 그리워하며 시름에 잠겼다는 '노산대'(단종은 유배시 노산군으로 강봉됨)까지 둘러보고 돌아나오면 인간과 역사의 비애가 솓구쳐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