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부실기업' 리솜리조트 수상한 '특혜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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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부실기업' 리솜리조트 수상한 '특혜대출'
  • 조선혜 이화연 기자 jsh7847@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8월 17일 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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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직후 내부감사 '생략' 정황…"책임자 발뺌만"
   
▲ 서울 충정로1가 농협중앙회 전경.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이화연 기자] 농업협동조합중앙회(회장 최원병)가 '부실기업' 리솜리조트그룹에 특혜성 대출을 강행한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감사무마 의혹까지 불거져 시끄럽다.

특히 거액을 대출한 직후 내부감사를 생략하라는 모종의 압력이 있었다는 정황이 검찰 수사망에 포착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부실에도 10년간 거액 대출…신 회장 횡령금은 로비자금?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 지난 2002년 이후 최악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온 리솜리조트에 10년간 매년 거액을 대출해왔다. 

리솜리조트가 차입한 금액은 1649억원이지만 상환액은 전체 대출액의 14%인 235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리솜리조트 그룹 신상수 회장의 횡령혐의를 포착, 횡령금이 대출특혜를 위한 로비자금으로 쓰인 것은 아닌지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가 있었다면 최원병 회장을 비롯한 전 정권의 정·관계 인사들이 연루됐을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교인 포항 동지상고 출신이다. 전 정권 실세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민선 4기 농협중앙회장인 최 회장은 지난 2007년 12월 회장에 선출됐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말 연임됐다.

중앙회장을 조합장들이 직접 뽑기 시작한 1988년 이후 1∼3대 민선 회장들이 모두 비자금∙뇌물 등으로 구속된 전례가 있다. 최 회장이 수사선상에 오르는 것 자체가 농협 입장에서는 뼈 아프다.

농협 관계자는 "리솜리조트에 대해서는 2005년부터 대출이 발생했지만 최 회장은 그 이후인 2008년 취임했다"며 "비상임이사로 기업여신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매년 진행되던 농협중앙회 심사부에 대한 감사가 2011년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상황도 드러났다. 심사부는 대규모 기업대출을 심사·승인하는 곳이다.

당시 감사부가 예정대로 심사부에 대한 감사일정을 잡았으나 통보 직전 돌연 감사계획이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 해 감사대상에서 제외된 곳은 심사부 외 여신관리부, 자금부, 리스크관리부 등 기업대출∙사후 관리와 관련된 부서였다.

농협 측은 즉각 해명자료를 배포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 "금융위기 등으로 분양권 안 팔려 상환 늦어지는 것 뿐"

2011년 4월 농협 전산해킹사태로 인한 소비자 피해 가능성 유무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였다는 것. 심사부 등 소비자피해와 밀접하지 않은 부서는 제외, 카드마케팅부 등 8개 부서로 긴급 변경해 감사를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제외됐던 심사부는 2012년 일반감사와 리솜 관련 언론보도로 인한 특별감사를 실시했었다고 덧붙였다.

한 관계자는 "안면도∙제천사업장 자체가 일반 콘도보다 고급스러운 휴양지 느낌"이라며 "건설 당시부터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진 가운데 분양권이 팔리지 않은 1100억 가량이 남아 상환이 늦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타행과 달리 시설자금을 계속 지원하며 담보로 취득 중"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대표는 "이 정도 규모의 여신을 승인하는 데 행장이나 중앙회 회장 등 최고 책임자들이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다른 은행들은 자금회수로 발을 뺐음에도 불구, 농협은 계속적으로 지원했다는 점에서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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