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만취 승객 카드로 1억원 빼돌려…수십명 피해
[컨슈머타임스 이수영 기자] 만취한 승객들의 신용카드로 1억원대 현금을 찾아 가로챈 택시 운전사가 덜미를 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상습절도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0일 오후 11시30분께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택시를 몰고 가다가 술에 취한 장모씨를 태웠다. 장씨가 인사불성인 점을 간파하고서 "택시비를 결제해야 한다"며 카드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장씨는 비밀번호를 순순히 불러줬다. A씨는 곧바로 금융기관 4곳을 옮겨 다니며 현금인출기에서 760만원을 빼냈다. 그는 택시 안에 잠이 든 장씨를 약 3시간 후인 11일 오전 2시30분께 역삼동 도로 옆에 내려놓고 달아났다.
A씨는 2013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비슷한 수법의 범행을 35차례나 저질러 1억1000만원 상당의 현금 등을 챙겼다. 승객들의 실제 피해 금액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A씨의 계좌에 입금된 출처불명의 현금이 2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미확인 피해자가 많을 것으로 보고 A씨의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A씨는 손님의 고가 손목시계를 벗겨 내 전당포에 헐값에 팔기도 했다.
이렇게 번 돈의 대부분을 생활비와 도박 자금으로 사용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기간에 큰 피해가 발생한 점 등으로 미뤄 A씨는 범행을 목적으로 취객만 골라 태운 것으로 보인다"면서 "범죄를 피하려면 술자리 동석자끼리 택시번호를 서로 메모하고 도착 여부를 확인하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