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서영필 미샤 대표 '2007년 폐업위기' 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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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영필 미샤 대표 '2007년 폐업위기' 잊었나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4월 15일 0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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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미샤가 망했다는 소문이 화장품 업계에 돌았었다. 2007년이다. 전년도 12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데 따른 비관론이었다. 투자자금이 회사를 떠났다. 정리해고가 불가피했다. 브랜드가치는 곤두박질쳤다. 

이전까지는 승승장구했다. 2004년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05년 2월 코스닥에 상장할 당시 미샤에 몰린 돈만 1조3051억원에 달했다. 전성기였다. 생활용품업체 피죤 연구원 출신인 서영필 대표에겐 '신화'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잘나가던 미샤가 위기를 맞은 데는 둔해진 시장감각이 있었다. 승리감에 도취된 나머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패턴분석과 경쟁사 대응전략을 등한시했다. 해외시장 투자도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냈다. 그 사이 LG생활건강 '더페이스샵'은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서영필 대표는 초심으로 돌아갔다. 단순히 '싼' 화장품이 아닌 품질을 담보한 제품들을 연이어 출시했다. 가격인상이라는 승부수도 병행했다. 통한다는 자신감이었다. 적중했다.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2008년 한해동안 'M 퍼펙트 커버 BB크림'은 100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비싼 수입화장품의 기능은 살리고 가격거품은 줄이는 실험도 대성공을 거뒀다. '수입화장품=낭비'라는 공식을 2, 30대 젊은 층에 각인시키는 효과도 낳았다. 되살아난 신화는 2013년 현재까지 '표면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샤의 위기대응 능력이 최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방부제의 일종인 '파라벤'을 넣고도 넣지 않은 것처럼 특정제품을 마케팅, 판매하다 '2개월 광고업무 정지'라는 행정처분을 받았다. 문제는 이후의 태도다.

"미샤의 구형 사이언스 엑티베이터에 대한 광고 2개월 중지 행정처분이 내려졌는데요. 현재 절찬리 판매되고 있는 미샤의 뉴사이언스 엑티베이터와는 하등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서영필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당시 화장품법에 따르면 원료에 함유된 보존제는 제품상자에 표기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법적 하자가 없다는 내용도 담았다. 제품에 하자는 있지만 법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해당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이번 사안에 대한 일부 미샤 직원들의 응대는 더 가관이다. 진심을 담아 오류를 인정하기는커녕 '경쟁사 제품들도 마찬가지'라는 식의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승리감에 또다시 매몰된 영향일지도 모를 그들의 대담한 발언이 어딘지 아슬아슬해 보인다.

2007년 가족 같은 직원들을 스스로 잘라내며 울분을 삼켰던 그 장면. 투자자들에게 읍소하며 기회를 갈구하던 그 초심을 서영필 대표가 벌써 잊은 것은 아닌지 소비자들은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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