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보이스피싱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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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發 보이스피싱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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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출고 2009년 08월 27일 0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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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주의하세요"
 청주 우체국은 14일 청주시내 중심가인 성안길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예방 가두캠페인을 벌였다.

"XX은행 콜센터입니다. 귀하의 카드 요금 84만원이 연체됐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아시려면 별표를 눌러주세요." 

회사원 강지운(37)씨는 최근 이런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고는 피식 웃었다. 발신자 번호가 외국에서 걸려온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전화임을 뜻하는 '001'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잠시 후 연결된 은행 콜센터 직원이라는 남성에게 "국내 은행인데 왜 전화번호가 001로 시작하느냐"고 물었다. 자칭 상담원은 할 말이 없어진 듯 "저도 잘 모르겠네요"라며 전화를 끊었다.

정부의 집중적인 조치 등에 힘입어 중국발 보이스피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사건 신고건수는 올해 1월 420건에서 2월 953건, 3월 1천68건까지 급증했다가 4월 850건, 5월 654건, 6월 705건, 7월 386건 등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는 2006년 6월 이후 본격 신고된 보이스피싱 범죄의 양상과 크게 다른 것이다.

보이스피싱 신고건수는 그동안 보통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설날)이 있는 2월에 일시적으로 급감한 것을 제외하면 1년 내내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작년의 경우만 해도 보이스피싱 신고건수는 1월 595건에서 2월 283건으로 줄었다가 3월 757건으로 다시 늘어난 뒤 4월 734건, 5월 846건, 6월 711건, 7월 766건 등으로 꾸준한 수준을 유지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통장에서 돈 인출을 유도하는 주범이 대부분 중국인이나 대만인으로, 춘절에는 이들도 쉬기 때문에 보이스피싱이 2월에만 큰 폭으로 줄어든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에 착안한 경찰은 통신회사들을 설득해 5월부터 휴대전화에 국제전화가 걸려오면 화면에 해당 전화가 국제전화라는 의미로 '001'이나 '002', '005' 등 숫자를 표시하는 서비스를 시행했다.

또 수시로 대대적인 보이스피싱 기획수사에 들어가 국내 대포통장 유통 사범을 강력히 단속했고 은행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는 보이스피싱 주의 메시지를 내보내도록 조치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경찰이 올해들어 7월까지 검거한 보이스피싱 사범은 9천559명으로 작년 전체 검거 인원(5천878명)보다 60% 이상 늘었다.

경찰은 올 11월에는 휴대전화로 국제전화가 수신될 때 알아보기 쉽게 001 등 숫자가 아닌 `국제전화입니다'라는 문자가 표시되도록 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에 대한 특별단속과 국제전화 식별번호 표시제도를 시행해 3월 이후 범죄 발생이 감소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종 범죄 수법을 면밀히 분석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중국 등과 공조수사 체제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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