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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2008년부터 화장품 업체 스킨푸드의 '블랙슈가 마스크 워시오프'를 사용해오고 있다.
피부의 각질을 제거해주는 스크럽제품이다. 가격은 7700원.
6개월에 한 번씩 제품을 구입하러 스킨푸드 매장을 찾는다. 몇 년 째 가격은 그대로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이 오르지 않으니 고맙기도 하다.
친구와 화장품 얘기를 하다 친구가 쓰는 '상추오이 토너'도 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몇몇 제품만 가격이 그대로인지 매장직원에게 물어봤다. 다른 제품도 마찬가지란다. 용기를 바꾸는 등 리뉴얼 된 제품도 있지만 가격은 올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원재료 값이며 인건비며 안 오른 물가가 없을 텐데 시장에 등장한 이후 8년째 가격을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했다.
1년에 한번, 혹은 몇 개월에 한번 가격을 올리는 '무늬만'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판치는 터라 궁금증은 더 커져갔다.
대답은 간단했다.
착한 가격으로 좋은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적은 금액이라도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 인상률은 크고, 브랜드가 가진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어 처음과 같은 가격을 유지한다는 얘기다.
정확한 매출액 비교는 어렵지만 중저가 화장품을 표방하는 브랜드들 중 미샤와 더페이스샵에 이어 스킨푸드는 업계 3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미샤와 더페이스샵의 경쟁은 치열하다. 명품 화장품 베끼기 논란과 광고방해 행위 폭로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품 가격 올리기도 경쟁이 붙은 듯 하다. 제품 가격이 자꾸 오르는 이유를 묻는 소비자들에게 이들 업체는 고가의 수입 화장품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지 않냐고 되묻는다. 좋은 원료를 사용하다 보니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화장품 시장에 가격파괴를 선언하고 저렴한 가격에 좋은 제품을 선보이겠다던 초심은 잊은 것인지 아예 지워버린 것인지 모르겠다.
업계 3위가 묵묵히 지켜오고 있는 '약속'의 의미를 업계 1위 업체들이 곱씹어봐야 할 때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