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 한계 넘는다···JW중외제약, '오가노이드' R&D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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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실험 한계 넘는다···JW중외제약, '오가노이드' R&D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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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전통적 동물실험을 대체할 새로운 시험법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오가노이드'와 같은 대체 시험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동물대체시험 개발 촉진 법안'을 발의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며 기업들 역시 오가노이드 기반 연구와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가노이드는 사람의 줄기세포로 만든 '미니 장기'로, 실제 장기와 유사한 모습과 기능으로 작동하도록 배양된다. 이 작은 장기는 신약 개발과 다양한 질병 연구에 활용되며 실제 사람 장기와 비슷한 환경을 제공해 더 정밀한 실험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기존 전임상-임상 과정보다 신약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효과적으로 검증할 수 있어 재생의학과 감염 기전 연구 등에 활발히 도입되고 있다.

오가노이드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동물실험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실험은 사람과의 생리적 차이로 인해 결과가 정확하지 않거나 그간 생명 윤리 문제로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단일클론항체 치료제 등 신약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오가노이드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동물시험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재명 대통령이 앞서 '동물대체시험 활성화법' 제정과 대체시험법 개발 지원을 공약하며 관련 산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미 국내에서도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신약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JW중외제약은 오가노이드 기술을 선도적으로 활용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이 회사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해 항암, 면역, 재생의학 등 3대 핵심 분야에서 오가노이드를 활용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오가노이드 연구·개발(R&D) 기업 오가노이드사이언스와 협력해 신약 후보 탐색과 기전 연구의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자체 구축한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 R&D 플랫폼 '주얼리'와 '클로버'에 오가노이드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사람에 가까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약 후보물질의 효과와 작용 기전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한다.

항암 분야에서는 템퍼스AI와 협력해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와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료 반응을 예측하고 바이오마커를 탐색하며 맞춤형 신약 개발을 추진 중이다. 또한 엠비디와의 협업에서는 3D 암 오가노이드 플랫폼 '코디알피'를 활용해 STAT 표적 항암제의 적용 범위를 넓히고 다양한 암에서 후보물질의 반응을 예측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의 오가노이드 활용 연구는 실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는 재생의학 분야에서 탈모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JW0061' 개발 과정에서 사람의 줄기세포로 만든 피부오가노이드를 전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이 시험에서 JW0061은 기존 치료제보다 모낭 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하며 효능을 입증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전임상 데이터를 비롯해 JW0061의 다양한 독성 평가를 마쳤으며, 현재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웅제약은 오가노이드를 직접 생산하며 대량 생산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대웅제약은 기존 소량 수작업 방식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표준화된 배양 용기와 국산 소재를 활용해 고품질 오가노이드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재생 치료제 상용화와 생산 비용 절감, 환자 접근성 향상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약물 스크리닝 서비스를 선보인 기업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근 출시한 '삼성 오가노이드' 서비스는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항암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선도 물질 선정, 전임상, 임상까지 신약 개발 전 과정에 활용된다. 회사는 이 서비스로 약물 효능을 약 5주 내로 확인할 수 있으며 세포 배양 4주, 약물 처리 1주, 데이터 분석은 하루 만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가노이드가 신약 개발의 정밀도를 높인다고 해서 기존 세포나 동물실험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오가노이드는 신약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전임상과 임상 단계의 간극을 좁히는 데 도움을 주는 수준이며 기존 세포나 동물실험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며 "아직 식품의약품안전처나 FDA 등 규제 당국으로부터 충족해야 하는 기존 요건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보완 자료로서 점점 인정받으며 신약 허가 과정에서 중개 연구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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